‘아내 살해’ 무기수, 사후 재심서 무죄 판결
보험금 노린 범행으로 복역…형집행정지 당일 사망
입력 : 2026. 02. 11(수)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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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남편이 사망 후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 장동오씨 재심에서 공소사실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무기징역 확정 판결 이후 20여년 만에 뒤집힌 판결이다.

재판부는 원심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 핵심 증거들이 영장 없이 수집되는 등 위법하게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고의 사고를 입증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다수 보험 가입 사실만으로도 살해 동기를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장씨는 2003년 전남 진도 한 저수지 인근에서 화물차 사고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2005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검찰은 보험금 약 8억원대를 노린 고의 사고라고 판단했지만, 재심 재판부는 졸음운전 등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장씨 측 변호를 맡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당시 경찰과 검사, 국과수 감정인, 판사들의 책임이 모두 더해진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경찰과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재심은 2017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충남지역 경찰관과 박 변호사가 사건을 다시 알아보면서 시작됐다.

장씨는 2024년 1월 대법원의 재심 결정 이후 같은 해 4월 형집행정지가 내려진 당일 무기수 복역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나이는 66세였다.

피고인이 숨지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는 일반적인 사례와 달리 이 사건 재심은 장씨의 사망 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재심에서도 원심대로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이 이날 판결에 불복하면 항소심으로 이어진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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