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는 동급생 책가방 뒤지기 ‘학폭’
반복적 공 던지기·단체방 공개 압박 등도 인정
입력 : 2026. 02. 03(화)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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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의 동의 없이 책가방과 책상을 뒤지는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또 체육시간 중 반복적인 공 던지기, 단체 채팅방에서의 공개적 압박 발언 역시 각각 괴롭힘·사이버폭력으로 인정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3 행정부 이민수 재판장은 중학생 A군이 광주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회봉사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군은 2024년 같은 반 학생을 상대로 점심시간 중 피해 학생이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과 가방을 뒤진 행위, 체육시간에 배구공을 던져 신체를 스치게 한 행위, 친구 관계에서 고립되도록 배구팀을 미리 짠 행위,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피해 학생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발언 등으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됐다.

심의위는 접촉·보복행위 금지와 사회봉사, 특별교육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A군은 “당시 휴대폰 진동소리가 났고, 가방 확인은 동의하에 이뤄졌다. 체육시간 행위도 고의가 아니며 단체 채팅 발언 역시 통상적 대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형식적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진정한 동의로 보기 어렵고, 공개적·반복적 행위는 피해 학생에게 모욕감과 소외감을 줄 수 있다”면서 “개별 행위만 떼어보면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전후 사정과 반복성, 집단적 맥락을 종합하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의 행위는 피해 학생에게 정신적 고통을 유발한 학교폭력에 해당하며, 학교와 교육청의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조치 수위에 대해서도 “행정심판에서 이미 감경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사회 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정의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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