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두쫀쿠의 ‘힘’…혈액 비상 한고비 넘겼지만
입력 : 2026. 01. 26(월)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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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자 대상 답례품으로 ‘두쫀쿠’증정 행사를 예고한 날, 광주·전남 헌혈자 수가 평소보다 2.8배나 몰린 것이다. 비상이 걸린 지역 혈액 보유량도 적정 수준까지 회복시켰다.

‘두쫀쿠’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필링으로 사용해 만든 마시멜로 디저트로 이름에는 ‘두바이’가 들어가지만 정작 두바이라는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우리가 개발한 음식이다.

쫀득·바삭한 식감, SNS에 잘 맞는 빼어난 비주얼, 셀럽들의 인증 샷, 그리고 ‘품절·수급난’이 만들어낸 희소성 때문에 지난해부터 전국적인 인기다.

‘두쫀쿠’의 힘은 광주전남혈액원이 증정 행사를 진행한 23일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1월 기준 하루 평균 356명이던 헌혈자수가 이 보다 2.8배 높은 1002명으로 집계된 것이다. 다음날에는 이를 증정하지 않지만 전날의 효과가 그대로 이어져 평소보다 2배가까운 605명이 헌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헌혈 참여가 늘면서 혈액 보유 상황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한다. 지난 23일 기준 3.5일분에 그쳤던 지역 혈액 보유량이 24일에는 4.9일분으로 증가했고, 25일에는 적정 기준인 5일분을 넘겨 5.5일분까지 회복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서울중앙혈액원 소속 한 간호사의 제안으로 시작해 전국 혈액원으로 확대됐으며 광주전남혈액원도 지역 카페들의 협조로 쿠키 수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두쫀쿠’는 단시간에 혈액 보유량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린 ‘반짝 카드’지, 장기적인 혈액 수급 안정책이 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기에 과거 헌혈의 주축이었던 10대와 20대 인구가 10년사이 각각 35.6%, 18.6% 감소하는 등 헌혈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이들의 실제 참여도 감소세를 보고 있어 혈액 수급은 학생들의 방학때 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위기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의 실질적인 헌혈 교육, 직장·지역 사회의 헌혈 참여 제도적 뒷받침 등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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