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심사평
솔직함은 세련됨 넘어서는 미학 된다
곽재구 시인(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곽재구 시인(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입력 : 2026. 01. 01(목)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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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시인(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시의 시대라고 불린 시절이 있었다
1080년대. 우리의 삶이 가장 핍박받은 시절이면서 정신의 역동성이 펄럭이던 시절이었다. 농부도 버스안내양도 교사도 수녀도 철근공도 시를 썼다. 시가 그 시절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세상의 꿈에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들을 노래했다, 시 정신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시를 쓰는가? 강의실이나 철학서가 아닌 시대가 우리에게 난해한 이 명제를 가르쳐 준 셈이니 그 시절 밤을 새워 시를 쓴 이들은 행복했다. 억압 곁에 시가 있었고 밥상 위에 미싱 곁에 출근하는 버스안내양의 오라잇 소리 곁에 시가 있었으니 시에게도, 그것을 노래한 인간에게도 행복한 시절이었다
최근 우리 시단의 시가 좋아졌다. 문예지에 발표된 시들의 수준이 높아졌고 보기 아까운 시집들도 부쩍 늘었다. 80년대까지는 아니지만 작은 시의 시대가 온 느낌을 받는다. 좋은 일이다. 시 정신의 핵심이 기존질서, 미학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지금 우리의 삶이 결코 녹녹하지 않은 시간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또 한 번 우리 시가 인간의 꿈에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자의 손에 ‘연초록, 순정’ 외 4편, ‘크리스마스 편지’ 외 4편, ‘사람들은 더이상 비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외 4편, ‘처마 끝에는 놓아주는 손이 있어’ 외 4편의 시가 남았습니다. ‘처마 끝에는…’ 의 경우 고드름에 대한 은유가 좋았지요. 평범한 사물들에서 삶의 꿈을 기다리는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인 시의 수준이 아쉬웠지요. ‘사람들은 더 이상 비유를…’ 의 경우 아주 쉬운 언어로 삶의 순간순간을 붙드는 지혜가 느껴졌습니다. 이 쉬운 언어로 더 깊고 신비한 꿈을 노래할 수 있다면 이 분의 시는 우리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물할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편지’와 ‘연초록, 순정’, 최종 결정을 하는데 난해함이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편지’는 연필로 새긴 따뜻한 인간의 약속이 설렘을 주었지요. 내가 그 약속의 주인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가 인간에게 꿈과 약속을 선물할 수 있다면 최고의 가치일 것입니다. ‘연초록, 순정’은 평이하고 풋풋한 언어로 고향 마을의 추억을 새깁니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불러들인 대숲 속 푸른 창공은 힘든 시절을 이겨내는 따뜻한 용기입니다. 그대가 제 인생의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아마추어적인 진술이 최종 당선작을 결정짓는 추가 되었습니다. 솔직함은 종종 세련됨을 넘어서는 미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숲 속에서 바라보는 푸른 창공 같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시의 주인이 되시길!
1080년대. 우리의 삶이 가장 핍박받은 시절이면서 정신의 역동성이 펄럭이던 시절이었다. 농부도 버스안내양도 교사도 수녀도 철근공도 시를 썼다. 시가 그 시절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세상의 꿈에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들을 노래했다, 시 정신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시를 쓰는가? 강의실이나 철학서가 아닌 시대가 우리에게 난해한 이 명제를 가르쳐 준 셈이니 그 시절 밤을 새워 시를 쓴 이들은 행복했다. 억압 곁에 시가 있었고 밥상 위에 미싱 곁에 출근하는 버스안내양의 오라잇 소리 곁에 시가 있었으니 시에게도, 그것을 노래한 인간에게도 행복한 시절이었다
최근 우리 시단의 시가 좋아졌다. 문예지에 발표된 시들의 수준이 높아졌고 보기 아까운 시집들도 부쩍 늘었다. 80년대까지는 아니지만 작은 시의 시대가 온 느낌을 받는다. 좋은 일이다. 시 정신의 핵심이 기존질서, 미학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지금 우리의 삶이 결코 녹녹하지 않은 시간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또 한 번 우리 시가 인간의 꿈에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자의 손에 ‘연초록, 순정’ 외 4편, ‘크리스마스 편지’ 외 4편, ‘사람들은 더이상 비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외 4편, ‘처마 끝에는 놓아주는 손이 있어’ 외 4편의 시가 남았습니다. ‘처마 끝에는…’ 의 경우 고드름에 대한 은유가 좋았지요. 평범한 사물들에서 삶의 꿈을 기다리는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인 시의 수준이 아쉬웠지요. ‘사람들은 더 이상 비유를…’ 의 경우 아주 쉬운 언어로 삶의 순간순간을 붙드는 지혜가 느껴졌습니다. 이 쉬운 언어로 더 깊고 신비한 꿈을 노래할 수 있다면 이 분의 시는 우리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물할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편지’와 ‘연초록, 순정’, 최종 결정을 하는데 난해함이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편지’는 연필로 새긴 따뜻한 인간의 약속이 설렘을 주었지요. 내가 그 약속의 주인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가 인간에게 꿈과 약속을 선물할 수 있다면 최고의 가치일 것입니다. ‘연초록, 순정’은 평이하고 풋풋한 언어로 고향 마을의 추억을 새깁니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불러들인 대숲 속 푸른 창공은 힘든 시절을 이겨내는 따뜻한 용기입니다. 그대가 제 인생의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아마추어적인 진술이 최종 당선작을 결정짓는 추가 되었습니다. 솔직함은 종종 세련됨을 넘어서는 미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숲 속에서 바라보는 푸른 창공 같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시의 주인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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