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몰락, 광주 야구상권까지 얼어붙었다
/한국신용데이터, KBO 야구장 상권 트렌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1만7359명…전국서 유일 감소
홈경기 때 매출 전년비 3.7%↓ 주류 중 막걸리 ‘최다’
입력 : 2025. 12. 22(월)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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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프로야구가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기록하며 흥행한 가운데 전국 9개 구장 중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만 유일하게 관중 수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기아 타이거즈가 올해 8위까지 추락하면서 처참한 성적의 여파가 고스란히 인근 외식업장의 매출 감소까지 이어졌다는 통계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22일 한국신용데이터의 ‘데이터로 읽는 2025년 KBO 시즌 야구장 상권 트렌트’를 분석한 결과, 올해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 일평균 관중 수는 1만52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만7359명 대비 2101명 감소한 수준으로 전국 야구장 관중 수가 크게 늘어난 것과는 상반된다.

실제 2025년 KBO 정규시즌(3월22일~10월4일) 동안 국내 9개 야구장의 일평균 관중 수는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19여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대전 야구장은 46.4%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그 뒤로 대구(26.0%), 부산 사직(14.9%), 수원(12.8%), 고척(11.2%) 등 순이었다.

이 같은 야구장 관중 수 감소는 인근 외식업장의 매출까지 영향을 미쳤다.

야구장 반경 1.5㎞ 이내 외식업 사업장 6000여곳의 카드 매출 분석을 보면 일평균 매출액은 기아 타이거즈 홈경기 기간에 원정경기 기간 대비 0.01% 감소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고, 사직(19.0%), 창원(11.4%), 대전(6.9%), 고척(5.1%), 문학(4.2%), 수원(3.4%)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홈경기 기간 매출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외식업장의 경우 야구 흥행 흐름에 영향을 받지 못한 것이다.

특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우 홈 경기 시 인근 외식업장 일평균 매출은 지난해 대비 3.7%가 줄었다.

감소세를 보인 경기장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3.7%)와 문학경기장(-1.3%)이 유일하다.

창원(10.1%), 사직(2.5%), 수원(2.4%), 고척(1.2%), 대전(0.9%) 등 두 경기장을 제외한 경기장의 경우 홈경기 시 전년 대비 일평균이 증가했다.

이밖에도 구단별 특성을 반영한 상권별 매출 변화도 눈에 띈다.

올해 우승팀 LG트윈스의 홈구장인 잠실구장 인근 상권에서는 중식 전문점(62.5%), 분식점(57.5%), 국·탕·찌개 전문점(49.6%)에서 경기일 매출이 비경기일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수십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에서는 경기일에 국·탕·찌개 전문점 매출이 약 두 배로 증가했으며, 면요리 전문점(85.4%), 기타 양식 전문점(77.1%) 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잇따른 부진과 컨디션 난조 등이 겹치며 8위로 시즌을 마친 기아 타이거즈의 성적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는 막걸리(43.4%), 기타주류(18..7%), 소주(11.6%)로 타 구장의 증가율에 비해 눈에 띠게 늘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야구장이 이제는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닌 지역 상권에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미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구단 성적과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중장기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한국신용데이터의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사업장 중 올해 KBO 프로야구 정기시즌(3월 22일∼10월 4일) 매출이 존재하는 각 경기장 인근 1.5㎞ 반경 이내 외식업 사업장의 카드 매출을 분석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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