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호령한 '키르기즈 영웅 이야기'
‘세메테이’ 28~29일 ACC 예술극장 극장1
마나스 대서사시 원작 바탕 국제협력작
입력 : 2025. 11. 16(일)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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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2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키르기즈 국립극장과의 국제협력공연 ‘세메테이’를 무대에 올린다.
키르기즈 국립극장과의 국제협력공연 ‘세메테이’ 모습.
아시아 영웅설화를 바탕으로, 현 시대 영웅의 조건에 대해 자문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2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키르기즈 국립극장과의 국제협력공연 ‘세메테이’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시범공연을 거쳐 올해 본 공연으로 제작된 ‘세메테이’는 이번 공연에서 유목, 실크로드 등 중앙아시아 문화 및 사실주의 연기 양식과 한국 광대 움직임의 만남으로 관객에게 이국적이면서도 익숙함을 선사한다.

‘세메테이’는 키르기즈 민족 영웅인 마나스 대서사시를 원작으로 한다. ‘마나스 서사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구전 문학 영웅서사시로, 천 년간 구전돼온 키르기즈 민족영웅 마나스 일가의 3대에 걸친 일대기를 그렸다. 세메테이는 고대 실크로드의 패권을 쥔 키르기즈 민족영웅 마나스의 마나스의 아들이다.

공연은 서사시의 두 번째 막이자 가장 인간적인 영웅으로 평가받는 마나스의 아들 ‘세메테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외삼촌을 아버지로 알고 성장하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마나스의 아내이자 세메테이의 어머니인 카느케이, 마나스의 동생으로 마나스가 죽자 모든 것을 빼앗아 새로운 한(왕)이 되는 세메테이의 삼촌 코보슈, 카느케이의 동생으로 카느케이를 보호하고 세메테이를 아들로 키운 이스마일, 마나스의 아버지이자 며느리 카느케이에 유산을 빼앗길까 두려워 죽이려하는 자큽 등이 등장한다.

서사에 담긴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지닌 서사적 특징, 인간과 운명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세메테이의 주변인물을 통해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망, 배신, 운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문학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세메테이의 내적 딜레마로 햄릿의 우유부단함과 광기를, 운영과 싸우는 멕베스의 치열한 갈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서사는 무대 위 시와 음악, 이미지적 접근으로 관객들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영감을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직관적인 드라마 구성과 음악이 대사처럼 들리는 오브제음악극 형식으로 국내외 관객이 쉽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현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키르기즈 배우들과 한국 배우들, 프랑스 음악감독과 키르기즈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예술적 협력은 ACC가 추구하는 문화 다양성의 유기적 앙상블을 제공한다.

‘세메테이’ 공연은 지난 2023년 키르기즈 현지 조사부터 시작해 키르기즈와 한국을 오가는 양국 예술가들의 공동창작 과정을 통해 지난해 시범공연으로 관객과 처음 만났다. 이달 ACC 본 공연 후 오는 12월 세메테이 본국인 키르기즈로 건너가 국립오페라발레극장 투어 공연을 끝으로 3년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은 ACC와 키르기즈공화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 및 국제 문화 교류의 산물인 것도 특징이다. 공적개발원조(ODA)는 국가,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OECD에서 지정한 협력국의 경제·문화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ACC는 지난 2022년부터 ODA를 통해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등의 문화자원 관리와 활용을 지원하는 등 지속가능한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키르기즈공화국은 이번 공동제작사업을 위해 2년간 5만 달러 규모의 제작 예산을 유치했다.

김상욱 전당장은 “‘세메테이’ 공연은 우리나라와 키르기즈공화국 간 문화산업 협력의 성과물”라면서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한 영웅 이야기를 통해 낯설지만 가까운 키르기즈 문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료는 전석 2만원.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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