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반성 없는 용서는 없다
윤용성 사회부 기자
입력 : 2025. 11. 10(월)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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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성 사회부 기자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정권의 내란 사태로 민주주의의 겨울을 맞이한 지 1년여가 다 돼간다.

시민들은 1980년 신군부의 쿠데타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광주 정신으로 다시 한 번 이를 앞장서 수호했다.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에 대한 사과는 어디에도 없었고, 5·18을 경험했던 이들에게 12월3일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5·18의 존재와 기억은 엄연하지만 여전히 가해자의 사죄 없는 태도는 역사의 아픔에 포개져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4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란공범, 내란정당, 내란 부역자들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참배하지 못했다.

특히 장 대표는 윤석열을 면회한 후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고 선동했고, 장외 집회에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자’며 대선 불복·내란 비호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런 진정성 없는 민주묘지 방문은 광주 시민들의 ‘내란옹호 장동혁’, ‘오월영령 참배 자격 없다’, ‘사죄부터 하라’는 목소리에 끝내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거센 저지에 돌아설 수밖에 없는 장면을 연출해 극우세력의 지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잘못을 알고 있으면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고, 잘못을 모르다가도 지적당하면 사과하는 것이 이치다.

시간이 흘렀다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반성 없는 용서는 있을 수 없다.

스스로 반성 없이 상대의 반성을 요구하거나 용서를 바라는 것은 마중물 없이 펌프질을 하는 것과 같다.
광남일보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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