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 광주 ‘허탈’
AI 2단계 6000억원 확보…실증시설 구축 매진
입력 : 2025. 10. 21(화) 18:52
본문 음성 듣기
강기정 광주시장이 21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AI 3강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광주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며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를 정부와 기업에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정부가 추진 중인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유치 경쟁에서 광주가 고배를 마시면서,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광주시 안팎에 큰 충격이 일고 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에 삼성SDS 컨소시엄이 전남을 파트너 지역으로 선정해 공모서를 제출했다. 삼성SDS는 네이버클라우드·KT·카카오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손잡고 현장 실사를 진행한 끝에 전남을 최적지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이번 유치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수차례 방문하며 ‘광주 유치’를 호소했고, 시민 20만명이 참여한 서명운동도 벌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공모 마감을 앞두고 “국가 AI컴퓨팅센터는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과제”라며 저렴한 부지 제공, 전기료 감면, 특별법 지원 등을 약속하며 막판까지 설득에 나섰다.

국가 AI컴퓨팅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최대 5만장 규모의 인프라를 갖춰, 국내 AI 연구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 평가받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이를 ‘AI 중심도시’ 비전 실현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다만 광주시는 곧바로 ‘AI 2단계(AX 실증밸리)’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AI 선도도시’ 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내년부터 5년간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총 6000억원(국비 3600억원·시비 1473억원·민간 927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시는 3000억원을 들여 딥러닝 기반 차세대 자율주행 아키텍처와 공간특정형 AI 콕핏 시스템 등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에 나선다. 또 2000억원을 투입해 시민과 기업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플랫폼 구축과 멀티모달 시니어 마인드 케어 기반 영상 생성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교통·안전, 의료·건강, 공공행정, 생활·환경, 문화·감성 등 5대 분야의 AI 실증 프로젝트를 전개해 생활 속 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000억원을 들여 교육·연구·창업·실증·상용화가 한곳에서 가능한 ‘AI 이노스페이스’도 구축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AI컴퓨팅센터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최종 탈락은 뼈아픈 결과”라며 “AI 2단계 사업을 중심으로 광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 선도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오후 8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미래산업 비상회의를 갖고,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에 대한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의회, 종교, 대학, 시민단체 등 광주 지역 각계각층 대표가 참석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자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