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옵토닉스
빛을 다루던 기업, 이제 인간의 삶을 설계한다
레이저·자이로센서 독자 기술로 방산 자립 견인
2018년 ‘탱고S베드’ 중심 시니어 복지시장 진출
AI·운동데이터 융합한 헬스케어 플랫폼 추진
30대 이하 연구인력 주축…R&D 혁신 속도
입력 : 2025. 10. 20(월)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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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옵토닉스 대표
빛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기술, 바로 ‘광학’이다.

㈜옵토닉스(대표 이영우)는 이 빛을 다루는 기술로 회사의 기반을 세웠다. 지난 2004년 광주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에 터를 잡은 이 회사는 설립 이후 정밀광학과 센서 분야에 집중하며 국내 정밀기술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빛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신호를 측정하는 정밀 제어기술을 발전시켜 군수·항공·우주 산업에서 요구되는 고난도 광학부품을 독자 개발했다.

㈜옵토닉스는 창립 초기부터 레이저 자이로스코프(RLG)와 광섬유 자이로스코프(FOG), 고출력 레이저 광학계 등 첨단 센서 부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들 제품은 항공기와 무인기, 군함, 유도무기 등에 장착되는 핵심 구성품으로 정밀도와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력이 필수다. ㈜옵토닉스는 독자적인 ‘슈퍼 폴리싱(Super Polishing)’과 ‘슈퍼 코팅(Super Coating)’ 공법을 통해 광학 소재의 표면 정밀도를 나노 단위로 제어하고, 극한의 온도와 압력에서도 성능이 유지되도록 개선했다.

탱고 S-베드
이러한 기술은 국방·항공 분야에서 국내 자립화를 이끈 대표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광학 부품의 정밀도는 곧 신뢰도와 직결된다. 회사는 자체 공정기술을 통해 광섬유 결합, 초정밀 광학계 설계 및 정렬 기술을 완성했다. 축적된 기술 데이터는 광학계의 시뮬레이션과 해석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됐고, 단순 부품 납품을 넘어 시스템 설계와 검증까지 수행하는 종합 광학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는 최근 몇년 새 기존 방산 중심의 기술 구조를 민수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이로 기술을 응용해 변전소·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에 적용 가능한 광섬유 전류·전압 센서를 개발했으며 기존 전자식 센서 대비 경량화와 내구성을 확보했다.

또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에 필요한 원자시계 핵심 부품 개발에도 참여해 위성 통신 신호를 정밀하게 동기화하는 광학 소자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정밀광학의 활용 범위를 국방과 산업을 넘어 국가 기반기술로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재 ㈜옵토닉스의 사업구조는 크게 광학사업본부와 라이프케어사업본부로 나뉜다. 광학사업본부가 정밀광학과 센서 기술의 고도화를 담당한다면, 라이프케어사업본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복지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이영우 ㈜옵토닉스 대표가 광학 기술 구현에 필요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2018년 ‘탱고(Tango)’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니어 복지용구 시장에 진입했다. 정밀제어와 센서 기술을 사람의 움직임과 건강 데이터 분석에 적용해 기술의 쓰임을 인간 중심으로 넓혔다.

대표 제품인 ‘탱고 S-베드(Tango S-Bed)’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복지용구 급여 품목으로 등록된 전동침대다. 사용자가 누운 상태에서 휠체어 형태로 변환이 가능해 이동성을 확보했고, 보호자의 신체 부담을 줄였다. 일본 제품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국산 제품으로 유일하게 9만600원대 급여가를 인정받았으며 이는 기술력과 내구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2019년 개발을 시작으로 2021년 우수제품 인증을 거쳐 2023년 본격 양산에 들어갔고, 현재까지 약 2000대가 보급됐다. 이에 따라 ㈜옵토닉스는 복지용구 제조를 넘어 렌털·유통 사업을 병행하며 복지산업 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탱고 바디
라이프케어사업본부는 ‘탱고플러스(Tango+)’ 브랜드를 중심으로 복지·헬스케어 통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동·재활 중심의 주간보호센터 모델 ‘탱고 스튜디오(Tango Studio)’를 추진 중이며 한국체육대학교와 협력해 운동처방 알고리즘과 체력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인 ‘탱고 리빙랩(Living Lab)’에서는 제품 실증과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복지기술 검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거·요양·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형 요양타운 모델을 도입해 시니어 맞춤형 복지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영우 ㈜옵토닉스 대표는 “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빠른 국내 시장은 복지산업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산업화 초기 단계”라며 “중소·중견 기술기업이 브랜드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옵토닉스는 복지·헬스케어 분야의 데이터 기반 기술개발을 강화해 연구 중심 복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세우고 있다.

광학기술과 복지기술을 동시에 발전시키기 위해 인력과 연구개발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옵토닉스의 임직원은 188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의 연구·기술직 인력이다. 최근 3년간 신규 채용자의 70%가 젊은 세대일 만큼 기술개발 부문에서의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는 박사 4명, 석사 8명을 포함한 19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상주하며 광학·기계·전자·AI 등 이종 기술을 융합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정밀센서 고도화, 자동제어 시스템,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등 방산과 민수, 복지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융합 과제를 추진 중이다.

㈜옵토닉스 전경
연구개발 투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79억원에서 248억원으로 늘었으며, R&D 투자비율은 매출의 4%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매출 성장보다 기술자산의 내실화를 우선과제로 삼고, 핵심 공정 기술의 자체 확보와 지식재산권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보유한 지식재산권은 국내특허 24건(등록 16건, 출원 8건), 국제(PCT) 특허 7건, 상표 12건, 디자인 8건, 저작권 7건 등이며, 이는 기술경쟁력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옵토닉스는 기술인재 육성과 조직 효율화를 병행하며 연구 중심의 기업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직 중심의 인사체계를 정비하고 젊은 연구인력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해 연구개발 현장의 자율성과 속도를 높였다.

정기 기술세미나와 사내 기술공유회를 운영해 새로운 연구주제 발굴과 노하우 전파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체계와 복지제도를 개선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탱고 S-베드를 작동 중인 이영우 ㈜옵토닉스 대표
이영우 ㈜옵토닉스 대표는 “정밀광학은 옵토닉스의 뿌리이자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빛을 다루는 기술로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기술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옵토닉스
이어 “광학과 복지기술의 융합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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