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한아
특장차 숨은 강자…차세대 방제·청소 장비 개발 박차
제초기·방제기·청소차 등 도농 생활현장 지킴이
자율주행·친환경 설계로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
렌탈서비스 도입…수출 이어 IPO 추진 성장 가속
입력 : 2025. 09. 09(화)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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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측 바이어가 ㈜한아 본사를 방문했다.
암스테르담 전시회에 참석한 송창금 ㈜한아 대표이사.
‘도시는 어떻게 깨끗함을 유지할까.’

출근길에 마주치는 청소차와 공원 잔디를 정돈하는 제초기, 여름철 가로수에 약제를 분사하는 방제차는 일상의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지만 이들 장비가 없다면 도시는 단 하루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기후위기와 고령화, 위생과 환경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대, 특수목적 장비 산업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도시의 숨은 주역이다.

광주 광산구 평동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아(대표 송창금)는 바로 이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3년 5월 설립된 한아는 농업·도심·특장차 장비를 아우르며 기술력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도권과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던 특장차 산업의 통념을 깨고, 지역 기반 기술기업이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와 해외 진출 성과를 동시에 거둔 대표적 사례다.

한아의 주력 제품은 농업 장비와 도심 관리 장비, 그리고 특수차량 장비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과수원에 약제를 균일하게 살포하는 스피드 스프레이어(SS기), 토양에 거름을 균일하게 뿌려주는 퇴비살포기, 좁은 농로와 비탈길에서도 기동성이 뛰어난 다목적 운반차, 과일을 크기와 중량에 따라 자동 분류해 농가의 노동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전자식 과일 선별기는 농업 현장의 필수 장비로 자리잡았다.

도시에서는 도로와 공원의 낙엽과 미세먼지를 청소하는 노면청소기, 공원과 학교 잔디를 정돈하는 승용 제초기, 겨울철 도로 안전을 책임지는 제설기, 자재와 쓰레기를 자유롭게 실어 나를 수 있는 다목적 운반차가 활약한다.

특장차 분야에서는 대형 노즐로 장거리 약제를 살포하는 광역 방제기, 고압 분사 장치로 산불 초기 진압에 기여하는 산불 방제차,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발생 시 대규모 소독 작업을 담당하는 축산 방역차, 그리고 고소작업차와 방제 기능을 결합해 전신주·가로등 관리와 나무 방제까지 가능한 멀티 고소 방제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공급망과 서비스망이 필수다.

한아는 전국 각지에 걸쳐있는 지사 및 대리점 68개소와 지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수요처는 전국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스프레이어, 승용 제초기, 다목적 운반차 등 주력 장비의 공급과 유지보수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창립 이후 한아는 굵직한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2014년 광주·전남 실전창업리그 대상과 ISO9001·ISO14001 인증을 통해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15년에는 제네바 국제 발명 전시회 금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국제 무대에 알렸다.

송창금 ㈜한아 대표이사.
2017년 조달청 벤처나라 등록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2018년 발명의 날 대통령 표창은 혁신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입증한 결과물이었다. 2019년에는 CE 인증을 획득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광주시장 표창으로 지역 대표 기업의 위상도 굳혔다.

이외에도 조달청장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증특례 지정, 광주시 ‘레전드+50’ 기업 선정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국내외에서 40건이 넘는 특허와 디자인, 상표권을 보유하며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는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확인된다.

한아는 총매출의 8% 상당을 꾸준히 R&D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방제·청소 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로봇(Robot)·전동화(Electric)·자동차(Car)의 융합을 뜻하는 ‘R.E.C.’ 비전을 세워, 도심관리 장비 분야에서는 자율주행형 청소 로봇을 개발해 안전 인증까지 마쳤고, 특장차 분야에서는 비전 카메라 기반 방제 제어 시스템과 스마트 PC 원격 제어 기술을 접목해 무인 방제 플랫폼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설계 도입으로 사용 후 자재의 85% 이상을 재활용 가능하게 만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아 전경.
㈜한아 생산동.
사업 모델에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해 계절성 수요가 큰 제설기, 광역 방제기 등을 지자체가 필요할 때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예산 절감과 효율적 장비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안정적인 유지보수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시장 개척은 또 하나의 축이다.

2017년 터키 수출 계약과 2018년 말레이시아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동남아와 중남미를 주요 시장으로 넓혀가고 있다. CE 인증을 발판으로 유럽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는 좁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노면청소기와 다목적 운반차 수요가, 중남미에서는 광역 방제기와 축산 방역차 수요가 주목된다. 한아는 단순 수출에 그치지 않고, 국가별 독점 총판 계약과 MOQ 기반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고 있다.

KOTRA 무역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해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으며, 독일·네덜란드·일본 국제 전시회 참가와 암스테르담 환경 박람회 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3년간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기준 18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2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불황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주라는 지역적 기반에서 출발했지만, 한아의 도전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청년 고용 확대와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 지역 산업 다변화에 기여하며 기업 성장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아는 NH투자증권과 IPO 대표주관사 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성과와 미래 전략은 자본시장 진출 계획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아는 최근 NH투자증권과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 협약을 체결하고, 2028년 상장을 목표로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지역 기반 기술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려는 행보다.

송창금 ㈜한아 대표이사는 “우리는 단순히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도시와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며 “친환경·스마트·글로벌을 3대 축으로 삼아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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