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상된 농작물 병해피해,대책 서두를 때
입력 : 2025. 10. 16(목)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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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곳곳에서 농작물 병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잦은 비와 높은 습도로 인해 벼 깨씨무늬병과 쪽파 노균병 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현재 전남의 벼 깨씨무늬병 발병 면적은 1만3337㏊다. 이는 전남 벼 재배면적 14만2402㏊의 9.3%에 이르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3.7배, 평년보다는 2.1배 증가한 수치로 전국 발병 면적(3만6320㏊)의 36%나 된다.

벼 깨씨무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양분 부족 등으로 벼의 잎, 줄기 등에 흑갈색의 깨씨같은 무늬가 생기는 병을 말하는데 심하면 수확량을 최대 30% 감소시키고 품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고 한다.

전남이 습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은, 병해에 취약한 해양성 기후 특성을 가지고 있어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수확철인 지난달 하순부터 많은 비가 내려 강우량은 평년보다 많고 일조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도 한몫했다.

이 때문인지 이달 중순 기준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약 6만7000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25%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쌀값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남도와 여당 국회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업재해 인정과 피해 벼 전량 매입 등을 건의했다.

농식품부가 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를 거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농업정책자금 상환 유예, 이자 감면을 시행하는 한편 피해 벼에 대한 매입을 추진키로 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병해 피해가 벼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농작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보성·고흥 등 전남 남해안권에서는 쪽파 마늘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보성군에서는 쪽파 150곳 재배농가 재배지 120㏊에서 노균병과 잿빛곰팡이병, 잎끝마름병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역 마늘·양파밭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수확철이다.

이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농작물의 병해는 일상화됐다.

정부는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연중 가입이 가능한 상시형 농업재해보험 제도 도입 등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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