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월항쟁의 속살에 다가가는 무대예술
전용호 소설가(오월문예연구소 위원)
입력 : 2025. 09. 04(목)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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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소설가(오월문예연구소 위원)
5월항쟁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로써 45년 전 아시아의 조그마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중소도시인 광주에서 발발한 5월항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한강 작가는 2020년대 우리 광주의 자랑스런 딸이자 대한민국의 영웅이다.
‘소년이 온다’는 5월항쟁을 다룬 문학작품이다. 5월항쟁을 다룬 예술은 문학 외에도 음악, 미술, 연극, 영화,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5월항쟁의 진상을 알리는 내용으로 작품들이 전개되었다. 시인들의 ‘오월시(1981-)’,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1982)’, 홍성담의 오월 판화(1983-), 임철우 작가의 장편소설 ‘봄날(1987-97)’, 마당극 ‘일어서는 사람들(1988)’, 연극 ‘금희의 오월(1988)’, 영화 ‘부활의 노래(1991)’, 판소리 ‘5월 광주(1990)’ 등이 그것이다. 1990년을 넘어 200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항쟁 과정의 다양한 활동과 항쟁 이후의 삶을 다루는 예술작품들이 줄기차게 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올해 2025년 발포된 2편의 연극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린 ‘투사회보’의 필경사 박용준(1956~1980) 열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으로 5월에 공연한 ‘광천동 청년 용준씨’다. 이 연극은 극단 토박이가 2024년에 첫선을 보인 후 올해로 두 번째 공연한 작품이다. 연극은 1978년 들불야학 단합대회로 시작하여 고아인 박용준이 1980년 5월항쟁에 들불야학 동료들과 함께 투사회보를 제작하는 장면과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박용준, 투사회보를 수거하는 계엄군 등으로 전개된다. 실제 박 열사는 고아로 구두닦이와 신문팔이로 학비를 벌어 야간고등학교를 마치고 신협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들불야학에 참여했다. 글씨를 잘 썼던 그는 들불야학에서 생활 강학 시절 교재나 나무 도장, 간판 제작을 도맡았고 5·18 때는 투사회보 글씨를 맡았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광주진압작전 때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광주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건물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졌다. 광주 시민단체들은 2021년 5·18 41주년 때 박 열사의 글씨체(투사회보체)를 무료 배포하며 각종 5·18 관련 자료에서 박 열사의 글씨를 활용하고 있다.
또 하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가 고초를 당한 안병하 치안감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이재의 작가가 쓴 ‘안병하 평전‘을 원작으로 5·18 당시 전라남도 경찰국장으로서 광주·전남 치안을 책임졌던 안 치안감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동안 5·18을 주제로 한 인권 인형극, 민주 평화 아동극, 성인극 등을 선보인 극단 도깨비가 제작했다. 연극은 5·18 당시 안 치안감이 광주 시민과 경찰을 지키기 위해 발포 명령을 거부했던 상황과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무대 예술로 살려냈다. 안 치안감은 5·18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해 1980년 5월 26일 직위 해제를 당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강제 연행돼 고문 수사를 받았다. 그는 1988년 10월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안 치안감은 2002년 5·18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았고 2017년 11월 ‘제1호 경찰 영웅’으로 선정되며 치안감으로 추서됐다.
그동안 5월항쟁을 예술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항쟁의 전개 과정과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작품들은 역사의 현장 뒤에 숨겨져 있던 인물과 이야기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5월항쟁을 다룬 예술작품들이 더욱 폭넓고 속 깊이 변화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년이 온다’는 5월항쟁을 다룬 문학작품이다. 5월항쟁을 다룬 예술은 문학 외에도 음악, 미술, 연극, 영화,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5월항쟁의 진상을 알리는 내용으로 작품들이 전개되었다. 시인들의 ‘오월시(1981-)’,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1982)’, 홍성담의 오월 판화(1983-), 임철우 작가의 장편소설 ‘봄날(1987-97)’, 마당극 ‘일어서는 사람들(1988)’, 연극 ‘금희의 오월(1988)’, 영화 ‘부활의 노래(1991)’, 판소리 ‘5월 광주(1990)’ 등이 그것이다. 1990년을 넘어 200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항쟁 과정의 다양한 활동과 항쟁 이후의 삶을 다루는 예술작품들이 줄기차게 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올해 2025년 발포된 2편의 연극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린 ‘투사회보’의 필경사 박용준(1956~1980) 열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으로 5월에 공연한 ‘광천동 청년 용준씨’다. 이 연극은 극단 토박이가 2024년에 첫선을 보인 후 올해로 두 번째 공연한 작품이다. 연극은 1978년 들불야학 단합대회로 시작하여 고아인 박용준이 1980년 5월항쟁에 들불야학 동료들과 함께 투사회보를 제작하는 장면과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박용준, 투사회보를 수거하는 계엄군 등으로 전개된다. 실제 박 열사는 고아로 구두닦이와 신문팔이로 학비를 벌어 야간고등학교를 마치고 신협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들불야학에 참여했다. 글씨를 잘 썼던 그는 들불야학에서 생활 강학 시절 교재나 나무 도장, 간판 제작을 도맡았고 5·18 때는 투사회보 글씨를 맡았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광주진압작전 때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광주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건물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졌다. 광주 시민단체들은 2021년 5·18 41주년 때 박 열사의 글씨체(투사회보체)를 무료 배포하며 각종 5·18 관련 자료에서 박 열사의 글씨를 활용하고 있다.
또 하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가 고초를 당한 안병하 치안감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이재의 작가가 쓴 ‘안병하 평전‘을 원작으로 5·18 당시 전라남도 경찰국장으로서 광주·전남 치안을 책임졌던 안 치안감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동안 5·18을 주제로 한 인권 인형극, 민주 평화 아동극, 성인극 등을 선보인 극단 도깨비가 제작했다. 연극은 5·18 당시 안 치안감이 광주 시민과 경찰을 지키기 위해 발포 명령을 거부했던 상황과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무대 예술로 살려냈다. 안 치안감은 5·18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해 1980년 5월 26일 직위 해제를 당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강제 연행돼 고문 수사를 받았다. 그는 1988년 10월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안 치안감은 2002년 5·18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았고 2017년 11월 ‘제1호 경찰 영웅’으로 선정되며 치안감으로 추서됐다.
그동안 5월항쟁을 예술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항쟁의 전개 과정과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작품들은 역사의 현장 뒤에 숨겨져 있던 인물과 이야기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5월항쟁을 다룬 예술작품들이 더욱 폭넓고 속 깊이 변화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남일보@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