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 놓고 공방
국힘 채택 보류…"무자격 ‘6적’ 지명 철회를"
민주 "발목잡기"…강선우·이진숙 여론 촉각
입력 : 2025. 07. 17(목) 17:56
국민일보 주최로 17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연합)
여야는 17일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한 국회 보고서 채택을 보류키로 하고 청문회가 끝난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자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 절차에 차질을 겨냥한 ‘국정발목 잡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보고서 채택을 보류한 것은 채택 여부를 개별 후보자 별로 결정하지 않고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임명 불가’ 대상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했다.

아울러 송 원내대표는 “그동안 강선우·이진숙·권오을·조현·정동영 후보자 등 ‘무자격 5적’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는데 어제 인사청문회를 보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까지 ‘무자격 6적’으로 사퇴를 요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전날까지 장관 후보자 11명과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청문이 완료됐지만 여야 합의로 보고서 채택이 이뤄진 것은 지난 1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한 명뿐이다.

배 후보자 보고서는 국민의힘의 원내 청문 전략이 확정되기 전에 채택됐다.

이런 국민의힘의 전략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놓고 협의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이진숙 교육부장관,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일단 보고서 채택을 다시 한번 보류하고, 자료 제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교육·국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 역할에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후보자들에 대한 보고서 채택마저 일괄 거부한 데 대해 맹비난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해 보고서 채택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보고서 채택과 특정 후보자의 낙마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정 발목잡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부적격 후보자라면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내서라도 보고서 채택을 하는 게 여야 간 협치와 국정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여야 합의가 끝내 불발돼 국회가 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기면 이재명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 다수당인 민주당은 표결을 통해 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일단 보고서 채택을 위해 (각 상임위) 전체회의 개최를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계속 협조하지 않으면 대통령실에서 국회로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는 절차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강선우·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지난 16일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강 후보자와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식 논평을 내고 가세했다.

진보당도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단체도 강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연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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