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병역사박물관에 동학 의병 역사 포함돼야"
신민호 전남도의원, 역사 전시 균형성 촉구
입력 : 2025. 07. 13(일) 13:53
신민호 도의원
전남도가 올해말 개관을 앞둔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의 전시 구성에서 ‘동학 의병’의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박물관의 주 전시실이 위정척사 사상을 기반으로 한 성리학 중심의 의병 서사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의회 신민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6)은 최근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박물관 전시가 조선 후기 일부 성리학적 엘리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진정한 민중 의병의 역사는 빠져 있다”며 “남도의 정체성과 맞닿은 ‘동학 의병’의 역사를 박물관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특히 “50차례 넘는 전투를 일본군과 벌인 동학 의병의 역사, 그리고 1907년 호남 의병의 주축을 이룬 이름 없는 민중들의 희생은 지금의 전시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차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봉준 장군과 농민군이 스스로를 ‘의병’이라 칭하며 일제에 맞서 싸웠고, 이는 엄연히 한말 의병의 기원으로 보아야 한다”며 “의병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나아가 동학 의병이 단순한 국권 회복을 넘어서 ‘모든 이가 더불어 사는 대동(大同) 세상’을 꿈꿨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동학의 정신은 이후 3·1운동, 학생운동, 농민·노동운동, 광주 민중항쟁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민중 저항사의 뿌리”라며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도 이러한 대동 정신의 맥이 깃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가 ‘대한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파면을 결정했듯,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곧 역사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이 무명 의병들의 공간 없이 엘리트 위주의 위정척사적 관점에 머무른다면, 이는 또 다른 배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의원은 끝으로 “민중이 주체가 된 동학 의병의 역사를 온전히 담기 위해서는 전시 공간에 ‘동학실’이 반드시 신설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동학 연구의 권위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도 이러한 주장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가 준비 중인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12월 개관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시 구성의 최종 방향을 둘러싼 지역 사회 내 논의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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