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은 을사년 새해 최우선 과제로 지역경제 회복을 제시했다.

강기정 시장은 “12·3계엄과 탄핵 등 비상시국에 따른 국내 정치불안과 미국 트럼프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지역경제는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시장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탄핵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 정치 불안정을 잠재우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확장재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지자체도 민생회복에 최우선을 두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경제적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는 할 수 있다’, ‘이제는 된다’는 분위기만 형성되면 얼마든지 돌파해 나갈 수 있다는 ‘광주의 힘’을 확인했다는 강 시장에게 새해 지역발전을 위한 시정 운영 방안 등을 들어봤다.



-지난 한 해 광주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먼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이 명복을 빌며,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2024년을 떠나보내고, 2025년 새해를 맞았지만, 여전히 계엄의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아픔은 여전하다.

순항 중이었던 AI(인공지능) 2단계 사업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논의, 민간·군 통합공항 건설 등이 12·3 계엄으로 잠시 멈춰 섰다.

이런 가운데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과 KIA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GGM의 전기차 64개국 수출, 세계적 팹리스 AI반도체기업(에이직랜드, 에임퓨쳐) 유치, ‘기회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교육발전특구’ 그리고 ‘문화특구’까지 사실상 정부 4대 특구사업을 석권했다. 또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국내혁신상 대통령상 수상까지 ‘광주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두가 ‘팀 광주’의 사기와 분위기를 고취하는 일들로 경제적·정치적으로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는 할 수 있다’, ‘이제는 된다’는 분위기만 형성된다면 잘 돌파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광주에 생긴 것이다. 저와 광주시의 공직자들은 이 분위기가 새해에도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닦고 판을 깔 것이다.



-반면 지난해 말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어지러운 정국을 맞이했는데, 12·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광주시의 대응은.

△광주시는 계엄령 발령 직후 말 그대로 매우 비상하게 움직였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3일 종교계·오월단체대표·대학총장·시민사회단체대표·구청장·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시작으로 헌법수호 비상계엄무효선언 연석회의를 갖고 대책을 강구했다. 이어 지역민생안전 대책반 구성, 긴급 민생경제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시민 일상 안전 및 민생 보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시청을 폐쇄하지 않고, 더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결집한 매우 광주다운 대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비상시국을 접한 광주시장으로서의 소회는.

△1980년 광주의 경험이 2024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 ‘이건 절대 허용할 수 없다, 한국은 이런 나라가 아니다’라는 보편적 공감대를 가지고, 용감하게 계엄군을 막아섰고, 추운 겨울 응원봉을 들고 아스팔트 위로 나설 수 있었다. 계엄선포 12일 만에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대한민국의 저력이었다.

이는 국민의 승리였고 ‘광주’의 승리이기도 하다.

한강 작가는 5·18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준비하면서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광주라는 이름의 무게를 인식하고, ‘광주다운 행정’을 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했다.이제 계엄을 넘어 민생으로 나아갈 때다.



-탄핵정국에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 12·3 계엄사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만 위협한 것이 아니라, 경제 위상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계엄사태발 정치불안정이 금융경제를 거쳐, 실물경제로 번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탄핵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 정치 불안정을 잠재우고,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확장재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역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광주시의 대책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소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광주시와 자치구, 공공기관, 유관단체 등은 유기적 협력을 통해 소비진작 캠페인과 공공배달앱 활성화 이벤트, 상생카드 할인율 확대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지난 연말 광주 공공배달앱 특별 할인쿠폰 발행에 이어 1월 한 달 동안 광주상생카드 할인율을 7%에서 10%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광주가 100억원(광주시 60억, 5개 자치구 40억 분담)을 추가 투입한다. 반값 대중교통 카드 ‘G-패스’, 출생 축하금 등도 추진한다.



-광주의 그릇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5·18 45주년과 세계인권도시포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주년, 디자인비엔날레, 세계양궁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문화가 주도해 지역경제가 숨통을 트고,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KIA 타이거즈와 광주FC를 통해 스포츠관광을 활성화하고 한강의 노벨상 도시 브랜드 강화하는 등 ‘광주 방문의 해’를 추진하겠다. 이들 사업으로 소비의 그릇을 키우겠다.



-기업 유치 전략은 무엇인지.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키워 나갈 것이다. 광주 미래산업의 양날개인 ‘AI’와 ‘모빌리티’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다. AI 2단계 사업추진, 미래차국가산단과 소부장특화단지 조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창업펀드 5000억원 조성 목표 조기&초과 달성, 오는 3월 광주역 빛고을 창업스테이션 오픈, 80억 규모 맞춤형 지원 등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할 것이다.

지금 미국은 캘리포니아(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로 테크기업이 이동하고 있다. 국내도 수도권에서 호남권, 특히 광주로 경제의 축을 이동시킬 방안을 강구하겠다.



-핵심 공약인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가 본격 시행되는데, 어떻게 추진되는가.

△기후 위기 시대, 대자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1월부터 반값 대중교통 카드 G-Pass를 시행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을 키워줄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개통에 맞춰 도시철도 중심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도시철도·버스형 트램을 주축으로 도시 어디든지 승용차보다 편리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빛그린 국가산단과 연구개발 특구 첨단 3지구 등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의미는.

△광주는 지난해 2월28일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에 이어 11월 6·7일 각각 기회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에 신규 지정됐다.

정부의 4대 특구 가운데 3대 특구가 지정된 것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신청하지 않은 문화특구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모두 석권한 것으로 봐도 된다.

광주는 이번 특구 사업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미래차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체계적인 인재양성 사다리 구축, 직주락(직장·주거·여가 집약) 복합개발 등 지역 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미래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이 가운데 기회발전특구는 광산구 빛그린국가산단 68만 6797㎡(20만 7000평)와 북구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52만 3560㎡(15만 8000평)가 지정됐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지역 주도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구역이다.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가 제공되며, 기업 유치, 첨단 인프라 구축 등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빛그린국가산단은 ‘모빌리티특구’로, 첨단3지구는 ‘인공지능특구’로 각각 키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아울러, 광주가 준비해 온 국가AI데이터센터, GGM으로 대표하는 인프라 AI사관학교, AI영재고 등의 인재양성사다리 글로벌 팹리스기업인 에이직랜드, 에임퓨처를 포함한 252개의 유치기업을 바탕으로 기회발전특구 지정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2025년 새해 광주시의 예산 상황은.

전년도에 이은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과 지방 세수 감소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광주시는 올해 정부예산안에 지난해 정부예산안 대비 5.8%(1818억원) 늘어난 국비 3조 3244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정부 총예산 증가율 3.2%를 뛰어넘는 성과였지만 마지막 관문인 국회에서 국비 614억원 추가 확보해 최종 3조 3858억원으로 확정, 전년도 대비 4.4% 증가한 1412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정부예산이 증액 없는 감액예산안으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주시와 국회의 소통으로 추가 증액키로 한 사업비들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AX실증밸리 조성, 광주AI영재고 설립, 자동차부품 재제조 및 순환 경제체계 구축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은 향후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재정당국, 국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반드시 반영될 것으로 확신한다.



-광주의 큰 국제행사.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지난 12월 16일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를 창립하며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이번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광주의 브랜드는 첫째로 평화(대회 슬로건 ‘평화의 울림’)다. 결승 경기를 5·18 민주광장에서 개최,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국가폭력을 이겨낸 오월 광주의 정신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릴 계기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반도가 남북 평화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하고,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북한선수단과 예술단 초청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

둘째는 ‘ NO! Plastic, YES! 966’다. 생수병 대신 텀블러, 홍보 전단지 대신 QR코드 등 일회용품 사용 억제로 소나무 966그루 식재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지난 한 해 광주에는 기쁘고 좋은 성과도 많았지만 반면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과 탄핵까지 예상치 못했던 수많은 일들로 시민 여러분도 기쁨과 걱정이 공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2025년 새해, 광주는 더 신나는 경제, 더 편안한 민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저와 공직자들도 더 많이, 더 열심히 뛰겠다. 시민 여러분 가정에도, 직장에도 늘 행복과 건강이 넘치는 새해를 맞으시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