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 정족수 미달로 표결 처리를 하지 못하면서 19대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가 도입된 이후 다섯 번째 ‘투표 불성립’ 사례로 남게 됐다.

첫번째는 지난 2015년 7월 6일 본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진 상위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행정부에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이다.

이 개정안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재표결에 부쳐졌는데, 여당이던 새누리당 의원 160명이 불참하며 정족수 미달로 처리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례는 2018년 5월 24일 본회의에서 투표 불성립된 헌법개정안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표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당은 불참했다.

2020년 5월 8일 본회의에서는 여야 의원 148명의 참여로 발의된 국민발안제도 개헌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 등 118명만이 투표에 참여했고,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은 불참했다.

같은 해 12월 9일 본회의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당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이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문제는 이 법안이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반대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과 연관된 법안이었다는 점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놓았던 국민의힘은 투표 자체가 유효하지 않다며 항의했고, 김 부의장은 ‘투표 불성립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된 이날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러 차례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호소하며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국회법 114조 2항을 읽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군홧발에 짓밟히는 모습에 세계가 놀랐는데,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핵안의 무기명 투표에는 야당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만 참석했다. 우 의장은 오후 9시 26분 투표 불성립을 선언, 다섯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