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학교가 국립대학 의대 선정을 위한 전남도의 공모에 불응하기로 하면서 의대 공모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순천대는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도의 의대 공모에 대해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과열 경쟁을 유발하고, 양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법적 권한이 있는 정부 주관 의대 신설 공모 외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독자 신청 의사를 밝혔다.

순천 지역사회는 공모 불응 이유를 표면상으로는 도의 공모 자격과 지역갈등을 운운하지만, 도 주관 공모 과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란 의구심 등 행정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의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목포대와 달리 순천대가 독자 신청 입장을 밝힘에 따라 공모 방식에 의한 의대 유치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도의 공모에 목포대 홀로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순천대가 공모 불응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남도의 의대 공모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전남 의대신설 계획이 지난 3월 14일에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도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요청에 대통령이 화답한 것이란 점에서 전남도를 배제하고 의대공모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자칫 지역 내부의 갈등으로 의대 설립 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전남으로선 전국에 우세만 사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전남도의원 일동이 성명을 통해 “전남 국립의대 신설은 전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이 주시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며, 화합과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 된 목소리를 내자”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순천지역 사회는 전남도의 공모에 응하는 것이 타당하다. 혹여 전남도 행정에 불신이 있다면 공모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면 그만이다.

이와 관련해 오늘 중으로 김영록 지사와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이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혹시나 지역갈등으로 전남 의대신설 계획이 없던 일로 된다면 그 책임이 전남도 행정을 불신한 순천지역 사회에게 우선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