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한민국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

4·10총선 하루 뒤인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국가결산보고서는 지난 1년간의 세입·세출, 국가채무 등을 확정하는 절차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대한민국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인 1126조 7000억원에 육박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59조4000억원이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경우 1982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50%를 넘어선 50.4%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1067조4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뒤 불과 1년 만에 1100조원까지 넘어섰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를 알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는 87조 적자로 집계됐다. 관리재정지수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지수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당해연도의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전년 결산보다 30조원 줄었지만, 지난해 예산안 발표 당시(58조 2000억원) 보다는 약 29조원 많다.

또 국민 한 명이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나랏빚은 무려 2100여만원으로 전년과 견줘 120만원 가량 늘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때 부터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할 것”이라며 강조했던 ‘건전재정’ 기조는 결국 2년 연속 먼나라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처럼 나라 살림은 계속해 힘들어져 가고 있지만 대통령이 계속해 강조하고 있는 ‘건전재정’으로 가는 길은 매우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총선이 끝난 직후 그동안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생필품 등 상당수 품목에 대한 가격인상을 만지작 거리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져 가고 있다.

치킨과 햄버거 등 일부에서는 가격이 기습적으로 인상되기도 했다.

국민을 위한 일꾼 선출이 끝난 지금, 나라살림과 서민들의 삶을 돌볼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