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22대 총선이 끝나고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돌아왔다.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앞바다에서 481명을 태우고 떠난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10대 학생들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배가 완전히 물속으로 모습을 감춘 18일까지 전국민이 생중계로 배가 가라앉는 것을 대책 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제대로 꽃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떠나보낸 지 10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했을까.

유가족의 상처와 국민적 트라우마는 제대로 치유되지 않았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대가는 또 다른 참사를 낳는다는 것을 이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되풀이된 비극을 통해 목도했다.

10년이 흘렀지만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대일 것이다. 올해는 10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열려 시민들의 마음을 한데 모았다.

지난 13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광주청소년기억문화제’가 열려 거리공연 및 전시를 선보였다. 이날 광장 한가운데는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적힌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흩날려 애도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희생자 유가족들이 직접 만든 영화들이 다수 개봉해 상영 중이다. 그중 하나인 ‘바람의 세월’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2학년 문지성 양의 아버지이자 연출자인 문종택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은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다. 문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사)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모든 일정을 카메라로 담아냈으며, 5000여개의 영상과 3654일의 기록을 영화로 만들었다. 특히 영화는 추모 공간을 지켜내는 게 유가족들에게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나간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유가족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살아갈 안전한 사회를 위해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약속이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