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4일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
항구 북문 주변에 설치된 울타리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가득 채워진 노란 리본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찾은 추모객들은 노란 리본을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잊지 않겠다. 그곳에서 잘 지내기 바란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문구를 적은 뒤 울타리에 묶었다.
일부 추모객들은 먼 발치에서 녹슨 세월호와 노란 리본을 보며 한숨을 쉬거나,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떨군 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부모들은 ‘여기에 왜 왔느냐’는 물음에 그날의 참사를 설명해줬다. 이후 아이들은 서툰 글씨로 노란 띠에 ‘천국에서 행복하세요. 기억할게요’라고 적은 뒤 울타리에 묶었다.
노란 리본의 뒤로 보이는 세월호는 온통 녹이 슬어 있었다. 지난 2017년 3월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의 선체 일부에는 형태를 보존하기 위한 구조물이 덧씌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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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머리와 선미에 새겨진 ‘SEWOL’, ‘세월’이라는 선체 명도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추모객들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듯 녹슬어 버린 세월호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곳을 찾은 추모객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이 규명되길 한 목소리로 희망했다.
전주에서 온 최모씨(40·여)는 “억울하게 사고를 당한 희생자들의 나이가 우리 아이들 또래라 더 마음이 아프다. 막상 녹슨 배를 보니 감정이 복받친다”며 “지금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별이 된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그 날의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서도 4·16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지난 12일부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대형 노란색 리본 조형물과 노란색 바탕의 현수막에 희생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진도 팽목항을 상징하는 빨간등대 조형물도 참사의 아픔을 더했다.
추모객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헌화하거나 분향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시민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길 바랐다.
최정민씨(27)는 “당시 참사를 당한 학생들이 나와 동갑이다. 사고 이유도 모른 채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재로 인한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사회를 외치던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참사 해역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선상추모식이 열린다. 이후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에서 추모식이 한 번 더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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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10주기 광주시민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