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절묘한 민심'…심판했지만 독주는 견제
민주 175석 압승…조국 12석까지 범야권 주도
국민의힘 108석 참패…개헌저지선 가까스로 사수
개혁 3·새미래 1·진보 1석…녹색정의 ‘원외’전락
입력 : 2024. 04. 11(목) 18:45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난 제21대에 이어 압승을 거뒀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센 정권심판론 돌풍에 참패해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지키는 데 그쳤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0일 투표마감 직후 계속해 온 개표를 마무리한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4석 등 총 175석을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18석 등 총 108석에 머물렀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 여당이 이같이 큰 격차로 야당에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대통령 임기를 무려 3년여 남기고 치른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야당의 의석수가 집권 여당을 이만큼 압도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는 야당이 주장해온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파고든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개헌 저지선(200석)만 가까스로 지켜내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반면 야권은 190석에 육박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특히 민주당과 제3당으로 부상한 조국혁신당 의석수만 합해도 180석을 웃돌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종결 등이 가능하게 됐다.

지역별로 보면 122석이 걸린 승부처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102석(서울 37·경기 53·인천12)을 가져간 반면 국민의힘은 19석(서울 11·6·인천 2), 개혁신당이 1석(경기)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광주 8석, 전남 10석, 전북 10석)과 제주 3석을 모두 차지하고, ‘중원’인 충청권에서도 28석 중 21석(대전 7석, 세종 1석, 충남 8석, 충북 5석)을 확보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대전과 세종에서 ‘0석’을 기록했고, 충북도 3석에 그쳐 지난 총선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충남은 지난 총선보다 2석 줄어든 3석에 그쳤다.

대신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에서 대구·경북의 25석을 모두 차지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 40석 중 34석을 확보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는 국민의미래가 36.67%, 더불어민주연합 26.69%, 조국혁신당 24.25%, 개혁신당 3.61%, 녹색정의당 2.14%, 새로운미래 1.7%를 각각 기록했다.

사실상 조국혁신당을 제외하면 군소정당들은 성적은 보잘 것이 없다.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각각 3석을 확보했고,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1석만 겨우 얻었다. 정의당은 한 석도 건지지 못하면서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조국혁신당은 선명한 정권심판을 내세워 12석을 확보해 일약 제3당으로 부상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입법권력의 주도권을 쥐면서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이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범야권이 200석을 확보하지는 못해 21대 국회에서 그랬듯이 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재의결(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과정에서 법안이 폐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정국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 여당과 윤석열 정부는 거야(巨野)의 강력한 견제 속에 조기 레임덕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총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여권 내부에서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대대적 변화 요구가 터져 나올 가능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도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여권은 당분간 국정 쇄신과 당 수습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선거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