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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지킴이의 극한 산불 대처법
강신희 전남도 산림자원과장

2024. 02.06. 19:17:34

강신희 전남도 산림자원과장

[기고]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중국 고전인 서경(書經)과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유래된 한자다. 미래 일어날 상황을 예상하여 대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산불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동시다발 중·대형 산불 발생의 빈도가 높이지고 있는 이유다.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큰 화(火)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세계 곳곳에서는 재난성 산불이 위협적으로 번지고 있다. 캐나다 1340만ha, 미국 380만ha, 그리스 8만ha 등 지구촌이 극한 산불에 시달렸다. 21세기말에는 대형산불이 50% 증가 할 것이라고 UNEP(유엔환경계획)는 내다봤다. 산불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전남도를 돌아 봤다. 작년 한해 동안 크고 작은 산불 54건이 발생했다. 피해면적만 해도 952ha에 달한다. 이는 10년 평균 건수 대비 25%, 면적 대비 865%가 증가한 수치다. 발생 원인별로는 소각산불 32%, 입산자 실화 29%, 불씨취급부주의 11%, 담뱃불 실화 7%순이다. 모두 사람에 의한 과실에서 시작됐다. 특히 지난 해 4월 3일에는 순천과 함평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 발생했다. 전남도 초유의 사태였다. 이 불로 순천 188ha와 함평 682ha의 산림이 소실됐다. 그날의 산불 또한 사람에 의해 발생했다. 순천은 공사장 실화였고 함평은 쓰레기 소각으로 추정됐다. 이날 2곳의 산불에 투입된 자원은 산불진화 헬기 23대와 진화인력 2209명에 달했다. 산불진화대와 소방대원 그리고 공무원의 사투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임목 51억원과 시설물 3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렇듯 산불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 내기 위해서는 예방과 대응이 절실하다.

올해의 산불 발생 위험도는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짝수년도에 선거가 있는 해는 대형 산불의 악몽이 떠오른다.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유독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996년, 1998년, 2000년, 2004년 짝수해 선거가 있었다. 이때 발생한 산불은 여의도 96배에 달하는 2만7860ha의 면적이 소실됐다. 전남도가 산불예방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전남도는 오는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대책본부를 운영한다. 산불진화대 1034명, 진화차·장비 5만4000점, 드론 38대, 산불진화헬기 15대가 산불 예방과 진화에 투입된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제로화, 산불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첫 번째, 산불 원인별 맞춤형 예방대책 강화다. 봄철에는 산불 취약지 14만2000ha의 입산을 통제한다. 등산로도 708km가 폐쇄된다. 전남형 산불인 소각 산불 차단을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단도 운영한다. 부산물 소각행위가 산불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산불방지 위반행위 신고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한다. 포상금은 불법행위자의 처벌 수준에 따라 최고 300만원까지 지급된다. 문화재 등 중요 시설물 주변에는 산불방지 안전공간과 소화시설도 조성한다.

두 번째, 산불감시 사각지대 최소화다. 산불감시 CCTV 영상을 AI딥러닝 방식으로 전환하여 산불 여부를 실시간 송출한다. 이를 통해 초동 진화함으로써 대형 산불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산불드론은 다목적으로 활용된다. 소각행위를 감시하고 야간산불의 진행방향을 분석해 산불 확산 저지에 큰 역할을 한다.

세 번째, 선제적 산불진화체계 구축이다. 119·112 긴급신고통합시스템을 연계해 신고접수 시간을 4분에서 2분으로 단축한다. 신속한 산불신고는 골든타임(30분)내 주불 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불진화 임차헬기도 8대에서 9대로 확대한다. 동시 다발 대형 산불 대비 실전 중심의 진화훈련도 확대된다. 산불진화, 시설물 보호, 주민대피에 산불대책본부·소방·경찰의 공조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네 번째, 산불 가해자 검거를 통한 처벌 강화다. 최근 산불 피해는 크게 증가한 반면 산불 가해자 검거율은 부진하다. 지난 한해 전남도의 가해자 검거율은 61%다. 검거율을 높이고 강력한 처벌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장난삼아 폭죽을 던져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운 15세 소년에게 418억원을 배상하라른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산림보호법에서는 불법 소각행위 위반자에 대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실수로 산림을 태운 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에 현행법을 개정해서라도 산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산불은 언제 어디서든 방심하는 순간 대형화 되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산불은 산림부서와 소방본부의 노력만으로 막을 수 없다. 아름다운 전남의 숲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도민들의 산불 예방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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