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광주명장’ 10년을 묻다] 숙련기술 활용 미흡…사회환원 방안 모색해야
③대한민국 명장이 짚어본 지역명장의 현실
세미나·진로교육 등 산업현장 협력체계 구축 절실
작품전시회 등 콘텐츠 한계…지원책 강화 목소리도
세미나·진로교육 등 산업현장 협력체계 구축 절실
작품전시회 등 콘텐츠 한계…지원책 강화 목소리도
입력 : 2023. 11. 22(수) 04:43

정인순 명장
“명장은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기술자입니다. 그렇다면 나라의 산업 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야 합니다.”
제586호 대한민국 명장이자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전병원 명장(전병원양복점 대표)은 지역명장에 대해 “명장으로서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사회에 기술을 환원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명장은 호남지역 최초 대한민국 패션디자인부문(양복) 명장이다. 올해로 36년째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병원양복점’을 지키고 있다.
그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2년 대성양복점에서 양복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충장로에서 가장 유명했던 태화양복점에서 자신의 스승인 신영남 재단사를 만나 기술을 연마해 갔다. 16년 동안 양복의 길을 걸으며 명성을 떨친 그는 1987년 태화양복점이 문을 닫자 그 곳에 전병원양복점을 열었다. 2002년 ‘대한민국 명장’ 첫 도전에 나섰고, 7번의 시도 끝에 2014년 대한민국 명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내년이면 대한민국 명장 10년을 맞는 그는 직업진로, 숙련기술체험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받았던 만큼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그가 보는 지역명장의 현실은 어떨까.
전 명장은 “광주는 명장이라는 고급 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들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이는 명장 선정 취지에 맞지 않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명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광주시는 매년 35개 분야 85개 직종의 산업현장에서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역 산업발전에 공헌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을 갖춘 우수 숙련기술인을 선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광주에서는 명장 지정 이후 ‘광주시 명장의 전당’에 헌액하거나, 작품전시회를 여는 것에 그칠 뿐 정작 산업 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체계가 없다.
전 명장은 “물론 명장의 전당 헌액과 작품전시회 등을 통해 명장을 우대해주는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후진 양성과 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이 우선시 돼야 한다. 기술의 대가 끊긴다면 아무리 좋은 숙련기술이라도 의미는 퇴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명장들은 기술세미나, 체험학습, 기능전수 강의 등 강사로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진로강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 누군가에겐 봉사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명장들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자부심을 느낀다. 광주에서도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7년 광주공예명장을 거쳐 2019년 대한민국 명장에 오른 정인순 명장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정 명장은 “광주명장은 평범한 기술자들이 도전하기 힘든 대단한 자리다”며 “그럼에도 이들을 활용한 인재 양성 지원 정책은 아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 명장은 18살부터 충장로 대흥한복점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 10년 동안 한복 기술을 익혀 1983년 지금의 ‘아리랑주단’을 열었다. 현재 40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대학 강단 등에서 후학 양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 명장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지역명장의 의미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학교나 현장에서 숙련기술을 펼치는 교육 활동에 제약이 없어야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대구 같은 경우 명장에게 5년간 30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며 “지역명장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적인 부분에 보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첨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586호 대한민국 명장이자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전병원 명장(전병원양복점 대표)은 지역명장에 대해 “명장으로서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사회에 기술을 환원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명장은 호남지역 최초 대한민국 패션디자인부문(양복) 명장이다. 올해로 36년째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병원양복점’을 지키고 있다.
그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2년 대성양복점에서 양복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충장로에서 가장 유명했던 태화양복점에서 자신의 스승인 신영남 재단사를 만나 기술을 연마해 갔다. 16년 동안 양복의 길을 걸으며 명성을 떨친 그는 1987년 태화양복점이 문을 닫자 그 곳에 전병원양복점을 열었다. 2002년 ‘대한민국 명장’ 첫 도전에 나섰고, 7번의 시도 끝에 2014년 대한민국 명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내년이면 대한민국 명장 10년을 맞는 그는 직업진로, 숙련기술체험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받았던 만큼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그가 보는 지역명장의 현실은 어떨까.
전 명장은 “광주는 명장이라는 고급 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들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이는 명장 선정 취지에 맞지 않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명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광주시는 매년 35개 분야 85개 직종의 산업현장에서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역 산업발전에 공헌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을 갖춘 우수 숙련기술인을 선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광주에서는 명장 지정 이후 ‘광주시 명장의 전당’에 헌액하거나, 작품전시회를 여는 것에 그칠 뿐 정작 산업 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체계가 없다.
전 명장은 “물론 명장의 전당 헌액과 작품전시회 등을 통해 명장을 우대해주는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후진 양성과 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이 우선시 돼야 한다. 기술의 대가 끊긴다면 아무리 좋은 숙련기술이라도 의미는 퇴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명장들은 기술세미나, 체험학습, 기능전수 강의 등 강사로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진로강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 누군가에겐 봉사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명장들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자부심을 느낀다. 광주에서도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병원 명장
정 명장은 “광주명장은 평범한 기술자들이 도전하기 힘든 대단한 자리다”며 “그럼에도 이들을 활용한 인재 양성 지원 정책은 아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 명장은 18살부터 충장로 대흥한복점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 10년 동안 한복 기술을 익혀 1983년 지금의 ‘아리랑주단’을 열었다. 현재 40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대학 강단 등에서 후학 양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 명장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지역명장의 의미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학교나 현장에서 숙련기술을 펼치는 교육 활동에 제약이 없어야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대구 같은 경우 명장에게 5년간 30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며 “지역명장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적인 부분에 보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첨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