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폐교위기 극복…농어촌 유학 선진지 ‘우뚝’
지역 특색을 갖춘 교육과정·돌봄 프로그램 운영
상주초 학생 23명→59명…마을인구도 91명 증가
성명초서 시즌2 시작…도시 학생·학부모 유치 박차
입력 : 2023. 11. 20(월) 17:19
[기획특집] 작은학교 살리기 현주소와 발전방향

1. 광주·전남지역 학령인구 실태와 분석

2. 강진·곡성 작은학교 살리기 지금은

3. 작은학교 살리기 첫 도입 남해군을 가다 ←

4. 공동 통학구로 폐교 위기 극복한 남원시

5. 작은학교 살리기에 대한 전문가 제언



전국 농어촌지역이 학령인구 감소로 시름을 앓고 있다. 마을 단위에서는 학생들이 없어 오랫동안 지역의 교육을 담당했던 학교마저 폐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남해군은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을 통해 이런 사회적 현상을 역행, 오히려 폐교 위기에 내몰린 학교가 활기를 띄는 등 농촌유학의 선진지로 손꼽히고 있다.

남해군은 전국 최초로 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행정 사업인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의 첫 대상지다.

남해군과 경남도, 경남도교육청이 협력해 도시학생을 지역으로 유치해 인구증가와 학령인구 회복, 경제 활성화 등 일거양득을 꾀하는 것을 핵심으로, 지역소멸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됐다.

해당 사업은 2019년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종합교육추진단을 출범하며 추진됐다. 2020년 경남도의회 작은 학교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탄력받기 시작했다.

남해군은 사업 대상지인 상주면 상주초등학교로 도시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상주초등학교도 학생, 학부모들이 원하는 지역 특색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아이들이 입시 교육이나 사교육 대신 승마, 바다낚시 농사체험 등 자연과 교감하고 마을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요트체험
여기에 발맞춰 남해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임대주택에 착수,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총사업비 12억원(도비 5억·군비 7억)을 투입해 임대형 공공주택을 완공해 전입 세대의 주거문제를 해결했다.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학교 주변 마을 빈집을 리모델링해 전입 세대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교생 23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59명으로, 마을 인구가 총 28가구 91명이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아가 상주면 인구도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1995년 2919명에서 2020년 1609명으로 급감했으나 지난해 1615명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젊은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상주면 인구 중 39세 이하 비중은 2016년 3.80%, 2020년 3.74%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해 3.88%를 기록, 증가세로 전환했다.

남해군의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한 데에는 민·관·학 협의체 동거동락협동조합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남해 상주면의 전입 세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협의체로, 지역 내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도시민들의 지역 정착에 큰 힘을 보탰다.

선주민과 이주민, 청년 융합을 통해 마을 자원을 활용해 빵집을 운영하는 등 경제효과 창출도 이뤘다.

특히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 아이들의 교육을 연결 고리 삼아 학교와 마을을 동시에 살린 상주면은 이제 ‘귀촌 성지’로 거듭나게 됐다.

여기에 힘입어 남해군은 올해 서면 성명초가 경남도의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에 선정되며 다시 한번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지역 내에서도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출생아 수가 최하위권인 이곳에 도시학생을 유치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전입 세대의 정주 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LH 임대주택도 올해 말까지 건립하고, 빈집 정비 등을 추진해 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학교 측에서는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별빛 교육’이란 슬로건 아래 자율 동아리 작은연구소, 별빛 영어교육, 승마교실, 요트학교, 오케스트라, 인라인스케이트, 배낭여행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색다른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남해군 관계자는 “소멸 위기 마을과 학교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도 지역민, 교육지원청과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며 “상주초등학교 살리기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남해=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남해=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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