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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의 세상읽기] 가자지구
김상훈 뉴미디어 본부장

2023. 10.23. 10:00:07

[김상훈의 세상읽기] 가자지구

김상훈 뉴미디어 본부장



#1.

가자지구(Gaza Strip)는 이스라엘 서남부 지중해·시나이반도에 접한 좁고 긴 땅이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와 함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통치하는 자치지구로 현재까지 국가라고 말할 지위에 있지 않다.

인근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의 지중해 해안을 따라 길이 약 50km, 폭 5~8km에 걸쳐 가늘고 길게 뻗어 있으며 우리나라 세종시 비슷한 365㎢ 면적에 240만 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다.

자치 지구내 최대 도시 가자시(Gaza市)의 이름에서 유래된 가자지구는 4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도시다.

서쪽으로는 지중해, 북쪽과 동쪽은 이스라엘, 그리고 남쪽으로는 이집트와 맞닿아 있는 교통의 요지로 이 일대 무역과 군사상 중요한 지점의 요충지.

이같은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팔레스타인 인들은 수천년간 국가다운 국가를 건설하지 못했다. 인접 국가들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전쟁을 일으켰고 그 결과, 근세까지 그리스, 로마, 아랍, 오스만투르크 등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

현대에 들어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위임통치아래 있었던 이 곳은 이집트 등 아랍국가와 이스라엘간의 제1차 중동전쟁(1948~1949년)과 제2차 중동전쟁(1956년)을 거치며 1967년까지 이집트에 편입돼 왔다.

당시 2차례 전쟁 모두 이스라엘이 승리했지만 UN 중재로 휴전 협정 등을 하며 이집트의 영토가 된 것이다.

#2.

하지만 제3차 중동전쟁(1967년)이 끝난 후 이곳의 주인이 바뀌었다.

이 전쟁도 승리한 이스라엘은 시나이 반도와 함께 이 곳을 점령했고 21개의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며 유대인을 이주시키며 1994년까지 통치해 왔다.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 사람을 포함한 아랍권은 4차 중동전쟁(1973년) 과 끊임없는 분쟁을 일으켰지만 이스라엘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점령지 잠정 자치원칙에 합의하면서 1994년 5월부터 팔레스타인들의 자치가 시작되며 화해분위기가 조성됐다.

또 이스라엘이 ‘중동평화 로드맵’에 따라 2005년 8월 15일부터 가자 지구내 자국민 철수를 단행한 데 이어 같은해 9월 정착민 보호를 위해 배치한 군 병력까지 완전 철수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화해분위기도 잠시.

2006년 팔레스타인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가 온건파인 파타를 누르고 가자지구 총선에서 승리한 뒤 2007년부터 독자적인 통치를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은 자국민 보호를 내세우며 이곳에 대한 엄격한 봉쇄와 통제를 시작했다. 육로에는 6m가 넘는 높이와 65km 길이의 카메라와 레이더 시설을 갖춘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고 이 곳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생필품 등 물자 반입을 차단했다.

또 바다로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중해 바다 위에 50m 정도 너비로 돌무더기를 쌓아 올린 뒤 그 위로 곳곳에 센서 및 지진감지기가 설치된 ‘스마트 펜스’라 불리는 6m 높이의 철조망인 ‘바다장벽’도 세웠다.

땅굴을 이용한 기습 침투를 막기 위해 길이 65km에 이르는 콘크리트 지하 장벽도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이처럼 가자지구를 철저히 통제해 왔고, 주민들은 고립됐다. 17년 가까이 상품 거래와 이동이 철저히 차단된 이 곳은 전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으로 불리게 됐다.

#3.

이 곳을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 지역에 수천발의 로켓을 발사해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하고 무장대원까지 침투시켜 200명 넘은 인질까지 잡아간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고 무차별적인 대대적 공습 등 즉각적인 보복에 나서는 한편 육·해·공 봉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보름 가까이 물·식량·전기가 모두 끊겼고 피난행렬에까지 폭탄이 날아들어 날이 갈수록 민간인들의 사망 피해 등이 늘고 있다.

특히 하마스 궤멸을 위한 이스라엘 군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데다 레바논에 있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인 헤즈볼라와 이란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시 전쟁불사’를 선언하고 있어 자칫 이 곳은 아랍권과 이슬람세력이 또 다시 격돌하는 제 5차 중동전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천년 동안 나라 잃은 설움을 겪고 있는 가자 지구내 팔레스타인 인들은 이제 운명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중동발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가뜩이나 침체된 우리나라 경제에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외교·안보 전략 마련에도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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