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 중심’ 선진 자동화항만 꿈꾼다
[위기의 광양컨테이너항 해법은 없는가] ④광양항 무인자동화부두 기대와 과제
2026년까지 6915억원 투입…4선석 부두 구축
무인 컨테이너 크레인·이송차량·장치장 설치
"자동화 부두 물동량 지금부터 확보해 나가야"
2026년까지 6915억원 투입…4선석 부두 구축
무인 컨테이너 크레인·이송차량·장치장 설치
"자동화 부두 물동량 지금부터 확보해 나가야"
입력 : 2023. 10. 05(목)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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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무인 자동화부두 조감도

광양항 무인자동화부두 조감도

자동화부두가 들어설 광양항 3-2단계 부두(현재 자동차부두로 활용)

네델란드 로테르담항에서 무인 이송차량인 AGV가 컨테이너를 싣고 이송하고 있는 모습

자동화부두 발상지인 네델란드 노테르담항의 무인자동화부두인 APM터미널

1993년 세계 최초로 자동화부두를 시작된 네델란드 로테르담항 ECT터미널
△자동화 터미널은 세계적인 추세
무인 컨테이너자동화터미널은 1980년대 유럽 네덜란드에서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1990년대부터 선보이기 시작했다. 인건비 절약 등 경제성과 종사자들의 안전 도모도 중요했으나 무엇보다 유럽사회에서 항만업이 기피업종으로 부상하면서 인력난이 심화 됐기 때문이다.
1993년 세계 최초로 자동화 부두를 구축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ECT델타(Delta) 터미널에 안벽길이 3600m, 연간 430만TEU를 처리한다. 이 터미널에서는 안벽 크레인 작업에서부터 야드 이송과 적치를 위한 야드장 하역장비인 야드 크레인 및 이송차량, 그리고 컨테이너 내륙수송을 위한 철송장이나 트럭 포인트까지 부두 전 영역에서 모든 작업이 무인 자동화로 이뤄지고 있다.
자동화 부두는 이후 독일 함부르크항, 미국 롱비취항 등 전 세계 주요항만으로 확산됐다. 지금은 세계 10위 항만 중 중국 상하이, 선전, 닝보-저우산, 광저우, 칭다오, 홍콩, 싱가포르, 미국 롱비취항 등이 자동화 부두로 운영되고 있다. 또 세계 2위 항이자 세계 최대 환적항인 싱가포르항은 개발 중인 투아스지역에 컨테이너부두 65선석 모두를 자동화 부두로 건설하고 있다.
△부산신항 국내 최초 자동화 부두 구축
세계적인 자동화 부두 건설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완전자동화터미널 구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원글로벌터미널㈜이 구축하고 있는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2-5단계 부두, 5만t급 3선석)가 바로 그것이다.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는 최첨단 하역장비로 운영되는 국내 첫 완전자동화항만이다. 선박 접안부터 장치장 내 컨테이너 반출까지 육상 전 구간이 자동화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무인이송장비(AGV)가 도입돼 육상 대부분 구역에 사람이 없어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요 장비들이 모두 전기로 구동되기 때문에 기존 부두들에 비해 한층 친환경적인 차세대 탄소중립형 항만이다.
8월 말 기준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공정률은 98%로,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상부시설 공사를 완료했다. 이달 중 완전자동화 장비 시연회를 개최하고, 이후 올 연말께 운영사에 장비를 인도할 예정이다.
△광양항 자동화 터미널 2027년 개장
광양항에 추진되고 있는 자동화 터미널(광양항 자동화 테스트 베드) 구축사업은 우리나라의 기술로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자동화 터미널은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6915억원을 투입, 광양항 3-2단계 부두에 4선석(연간 처리 능력 136만TEU) 규모의 부두를 구축해 2027년 초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동화 부두 구축사업 최적화 모델링 연구용역, 기초자료조사 및 타당성 평가 용역 시행을 완료하고 현재 환경, 교통, 재해, 에너지 등 제반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하역장비 제조 및 건설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광양항 자동화 터미널은 75만㎡에 안벽크레인 11기, 야드크레인 32기, AGV 44대와 자동화 장치장 16블럭 등이 설치된다. 항만공사는 국산 기술로 설치되는 광양항 자동화 터미널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광양항 스마트항만 전략에 부응하고 나아가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육성과 발전에 기여토록 최선을 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술 중심’ 자동화 터미널 구축
광양항 자동화 부두(광양항 자동화 항만 테스트 베드)는 단순한 무인 자동화 부두를 건설한다는 의미를 떠나 순 우리 국내 기술로 자동화 부두를 건설한다는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부산항과 인천항에도 우리 기술을 반영한 기계와 장비, 시스템을 구축, 한국형 자동화 부두를 완성 시키고 세계 시장에도 진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늦게 출발한 것이지만 후발 항만인 만큼 국내외에서 운영 중인 설비나 최신 시스템을 적용, 생산성이 높고 경쟁력이 있는 가장 선진화된 터미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컨테이너크레인은 국내 기술로 제작되고 있고 가장 무인 자동화 터미널의 핵심인 AGV도 자체 개발이나 조달이 어려울 경우 선진 해외기술을 도입하거나 일부 부품만을 도입, 자체 기술을 적용 시켜 가면서 제작, 납품케 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광양항은 국내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터미널 구축 외에 외국 선진 항만과 동등한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부상하게 되고 스마트항만 위상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또 개발된 국산 장비와 시스템도 해외 항만에 판매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와 함께 광양항은 낙후된 항만 경쟁력을 끌어 올려 컨테이너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완벽한 시스템 구축·물동량 확보 필수
자동화 터미널의 성공 요건은 계획대로 우리 국내 기술에 의해 제작된 장비와 시스템으로 차질없이 구축하는 것이다. 자동화 터미널에 대한 노하우가 전무하다시피한 우리나라가 핵심장비 제작 기술을 자체 개발하거나 기술 이전을 통한 터미널 구축이 계획대로 이행될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모든 작업이 무인화되고 있는 자동화 터미널이 어느 하나 오류로 셧다운(Shutdown)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레이아웃을 광양항 실정에 맞게 구축하고, 최신 국내 기술을 적용한 장비와 시스템을 제대로 접목시키는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도 1년에 1~2회 셧다운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화물의 하역, 운반, 적재 등이 안벽과 이송, 야드 모든 영역에서 톱니바퀴처럼 이뤄지는 탓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세밀함이 요구되고 있다.
물동량 확보도 중요하다. 부산항과 달리 광양항은 최근 들어 심각한 화물난으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현재 광양항의 적정처리능력은 272만TEU(7선석)이지만 자동화 터미널이 건설되면 136만TEU가 증가, 408만TEU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광양항의 물동량은 186만TEU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가동률은 68%에 그친다. 문제는 물동량 증가없이 자동화 부두가 가동에 들어가면 가동률은 46%로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절반 가동도 안되는 터미널에 채산성 맞추기가 어려워져 운영사 구하기도 힘들어 질 수 있다.
여기에다 화물량 증가는 없는데 자동화 터미널이 개장하면 기존 컨테이너터미널과 자동화 터미널 간의 화물유치 경쟁으로 출혈경쟁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항만서비스 향상도 어려워진다.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활을 건 화물증대 방안을 모색, 실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헌 여수광향항만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우리 국내 기술을 적용해 만드는 광양항 자동화 부두가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며 “자동화 부두 건설로 인해 늘어나는 광양항 처리능력에 대비해서도 물동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김귀진 기자 lkkjin@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