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수 칼럼/ 어등산
주필
입력 : 2023. 08. 27(일) 17:33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그룹이 광주 어등산에 복합쇼핑물 사업을 제안하고 광주시가 제3자 공모방식으로 이를 수용하면서 장기 표류하던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이번 공모 추진은 지난해 9월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방향에 대한 민선 8기 광주시의 대시민 발표 이후 신세계 프라퍼티가 1.3조 원을 투자해 어등산에 스타필드를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안함에 따라 이뤄졌다.
어등산 관광단지 사업은 구한말 호남의병 전적지이자 해방 후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어등산 일대 41만7천500㎡ 부지를 관광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에 사업이 처음 추진됐으니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등산은 광주 광산구 운수동 일대에 위치하며 산의 형상이 물고기가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닮아 어등산(魚登山)으로 불렸다고 전한다. 산의 주 능선은 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뻗어나가다 황룡강에서 끝나며 그 아래쪽에 송산유원지가 있다. 정상부를 석봉이라고 부르며 헬기장과 팔각정이 있다. 동남쪽에 호남대가 있고 동쪽에는 광주여대가 있다.
해발고도 338m의 평범한 산이었던 어등산은 구한말 호남지역 의병활동의 거점이 되면서 무등산과 함께 광주를 대표하는 산으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나라 근대사 의병의 출현은 1894년 반봉건·반외세 기치를 내건 동학 농민운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으로 촉발된 을미 의병,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의한 을사의병, 1907년 고종황제의 강제퇴위와 군대해산에 의한 정미의병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다.
이 때 광주 어등산은 김태원·김율 형제를 비롯해 김원국·김원범 형제, 오성술·양동한·전해산·조경환 등 호남 의병장들의 근거지이자 활동무대로 일본 군·경들과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의병항쟁 전적지가 된다.
어등산은 옆으로 황룡강이 흐르고 정상인 석봉에서는 인근의 함평, 장성, 나주, 담양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골짜기가 깊어 의병들이 게릴라 전술을 펼 수 있는 천혜의 지형으로 평가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호남 의병은 일제의 대토벌 작전으로 1908년 4월 김태원·김율 의병장 등 23명, 1909년 1월 조경환·김원범 의병장 등 20명, 9월 양동환 의병 부대원 10명 등 수 많은 의병들이 어등산에서 일본군과 격전 끝에 순국하고 만다.
이처럼 어등산은 한·말 호남 의병의 대표적인 전적지로써 골짜기와 산등성 곳곳이 나라를 위해 순국한 호남 의병의 슬픈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해방 후 어등산 일대는 1951년부터 1994년까지 육군의 포 사격장 탄착지로 사용됐다. 포병 탄뿐 아니라 무반동총 같은 보병화력도 집중됐다. 군사교육시설인 상무대가 1994년 말 광주서 장성으로 이전한 후에도 사격장은 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됐다.
광주시가 2005년 어등산에 관광단지를 개발하려다 보니 불발탄이 큰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이에 광주시와 상무대 육군 보병학교가 불발탄 제거 협약을 맺고 2010년까지 불발탄 제거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본격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추진됐으나 돈 되는 골프장만 건설했을 뿐 업체들이 사업성을 찾지 못하고 중도에 번번이 두 손을 드는 바람에 지금까지 공회전만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나섰던 업체는 삼능건설(2006년), 금광기업(2009년), 모아건설(2010년), 호반건설(2018년), 서진건설(2022년) 등이다.
역사의 현장인 어등산을 광주의 새로운 관광단지로 운명을 바꿔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제3자 공모에 대해서 기대감이 높다. 사업 제안자가 유통업을 전문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사업을 포기했던 업체들의 공통점이 건축물을 지어 분양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건설회사라는 점이었는데, 공익성을 앞세우는 관광단지 개발 사업에서 수익성을 찾는데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통기업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보고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도입한다면 얼마든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신세계그룹이라는 국내 굴지의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사업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구한말 호남의병 거점이었던 광주 어등산이 세계적 체류형 관광단지로 거듭날 것인지, 광주시민들의 눈길이 오는 10월에 있을 제3자 공모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 공모 추진은 지난해 9월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방향에 대한 민선 8기 광주시의 대시민 발표 이후 신세계 프라퍼티가 1.3조 원을 투자해 어등산에 스타필드를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안함에 따라 이뤄졌다.
어등산 관광단지 사업은 구한말 호남의병 전적지이자 해방 후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어등산 일대 41만7천500㎡ 부지를 관광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에 사업이 처음 추진됐으니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등산은 광주 광산구 운수동 일대에 위치하며 산의 형상이 물고기가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닮아 어등산(魚登山)으로 불렸다고 전한다. 산의 주 능선은 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뻗어나가다 황룡강에서 끝나며 그 아래쪽에 송산유원지가 있다. 정상부를 석봉이라고 부르며 헬기장과 팔각정이 있다. 동남쪽에 호남대가 있고 동쪽에는 광주여대가 있다.
해발고도 338m의 평범한 산이었던 어등산은 구한말 호남지역 의병활동의 거점이 되면서 무등산과 함께 광주를 대표하는 산으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나라 근대사 의병의 출현은 1894년 반봉건·반외세 기치를 내건 동학 농민운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으로 촉발된 을미 의병,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의한 을사의병, 1907년 고종황제의 강제퇴위와 군대해산에 의한 정미의병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다.
이 때 광주 어등산은 김태원·김율 형제를 비롯해 김원국·김원범 형제, 오성술·양동한·전해산·조경환 등 호남 의병장들의 근거지이자 활동무대로 일본 군·경들과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의병항쟁 전적지가 된다.
어등산은 옆으로 황룡강이 흐르고 정상인 석봉에서는 인근의 함평, 장성, 나주, 담양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골짜기가 깊어 의병들이 게릴라 전술을 펼 수 있는 천혜의 지형으로 평가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호남 의병은 일제의 대토벌 작전으로 1908년 4월 김태원·김율 의병장 등 23명, 1909년 1월 조경환·김원범 의병장 등 20명, 9월 양동환 의병 부대원 10명 등 수 많은 의병들이 어등산에서 일본군과 격전 끝에 순국하고 만다.
이처럼 어등산은 한·말 호남 의병의 대표적인 전적지로써 골짜기와 산등성 곳곳이 나라를 위해 순국한 호남 의병의 슬픈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해방 후 어등산 일대는 1951년부터 1994년까지 육군의 포 사격장 탄착지로 사용됐다. 포병 탄뿐 아니라 무반동총 같은 보병화력도 집중됐다. 군사교육시설인 상무대가 1994년 말 광주서 장성으로 이전한 후에도 사격장은 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됐다.
광주시가 2005년 어등산에 관광단지를 개발하려다 보니 불발탄이 큰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이에 광주시와 상무대 육군 보병학교가 불발탄 제거 협약을 맺고 2010년까지 불발탄 제거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본격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추진됐으나 돈 되는 골프장만 건설했을 뿐 업체들이 사업성을 찾지 못하고 중도에 번번이 두 손을 드는 바람에 지금까지 공회전만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나섰던 업체는 삼능건설(2006년), 금광기업(2009년), 모아건설(2010년), 호반건설(2018년), 서진건설(2022년) 등이다.
역사의 현장인 어등산을 광주의 새로운 관광단지로 운명을 바꿔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제3자 공모에 대해서 기대감이 높다. 사업 제안자가 유통업을 전문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사업을 포기했던 업체들의 공통점이 건축물을 지어 분양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건설회사라는 점이었는데, 공익성을 앞세우는 관광단지 개발 사업에서 수익성을 찾는데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통기업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보고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도입한다면 얼마든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신세계그룹이라는 국내 굴지의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사업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구한말 호남의병 거점이었던 광주 어등산이 세계적 체류형 관광단지로 거듭날 것인지, 광주시민들의 눈길이 오는 10월에 있을 제3자 공모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