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안은 707명 아이들 이야기
박주정 진남중 교장 에세이집 발간
30년 축적 참교육 현장 생생 기록
30년 축적 참교육 현장 생생 기록
입력 : 2023. 08. 24(목) 15:29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재차 묻게 되는 요즘, 그 질문에 답을 찾는 한 선생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박주정 광주 진남중학교 교장이 펴낸 에세이집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김영사刊)이 그것이다.
서적에는 그가 교육 현장 일선에서 교사로 생활하면서 겪은 이야기, 거기서 만난 학생들의 곁을 지킨 이야기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위기의 아이들을 지키며 고뇌하고 성찰한 지난 30여년의 시간들을 엿볼 수 있다.
고흥 출신인 그는 1992년 광주의 한 실업계 고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다. 이듬해 8명의 학생이 “하룻밤만 재워 달라”며 그의 열 평짜리 아파트에 찾아왔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박 선생은 받아들였다. 그의 세 식구가 살기에도 집이 비좁았으나 아이들을 길바닥에 내쫓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다음 날부터 아내는 도시락 8개를 쌌고, 박 선생과 아이들은 같은 집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그렇게 시작한 동거는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소위 ‘문제 학생’으로 불렸던 학생들은 박 선생의 집에서 함께 공부하며, 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7등까지 석권했다. 그리고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대학 진학을 꿈꾸게 됐다.
꿈이 생긴 아이들이 그 해 10월, 박 선생의 집을 떠났다. 우리는 이제 사람 됐으니 이 친구들을 사람 좀 만들어 달라면서 또 다른 ‘문제 학생’들을 데려왔다. 그는 대출을 받아 광주 외곽에 있는 방 다섯 칸짜리 폐가를 전세로 얻었다. ‘나마저 이 아이들을 포기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는 ‘공동학습장’을 만들었고, 10년 동안 707명의 아이들을 돌봤다. 그의 첫 차 빨간색 프라이드에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와 공동학습장을 오갔다.
이후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2004년부터 광주시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했다. 그는 CBS TV ‘세바시’에 출연하는데 이어 ‘새롭게 하소서’가 유튜브 조회수 170만뷰를 기록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저자는 “지나온 발자취가 한 권의 책으로 묶이지만 10년 세월을 함께했던 ‘707’의 아픔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707명의 아이들은 중년이 됐지만,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의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단기 위탁교육시설 ‘금란교실’을 2004년 국내 최초로 개설했다. 2008년에는 학교부적응 학생과 학업중도탈락 학생을 전담 교육하는 대안학교 ‘용연학교’를 설립했으며, 이후 학교부적응 고등학생들을 위한 ‘돈보스코학교’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자살 등 위기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24시간 신속 대응하는 ‘부르미’를 창설해 초대 단장을 맡았다. 광주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거쳐 그는 현재 광주 진남중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적에는 그가 교육 현장 일선에서 교사로 생활하면서 겪은 이야기, 거기서 만난 학생들의 곁을 지킨 이야기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위기의 아이들을 지키며 고뇌하고 성찰한 지난 30여년의 시간들을 엿볼 수 있다.
고흥 출신인 그는 1992년 광주의 한 실업계 고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다. 이듬해 8명의 학생이 “하룻밤만 재워 달라”며 그의 열 평짜리 아파트에 찾아왔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박 선생은 받아들였다. 그의 세 식구가 살기에도 집이 비좁았으나 아이들을 길바닥에 내쫓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다음 날부터 아내는 도시락 8개를 쌌고, 박 선생과 아이들은 같은 집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그렇게 시작한 동거는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소위 ‘문제 학생’으로 불렸던 학생들은 박 선생의 집에서 함께 공부하며, 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7등까지 석권했다. 그리고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대학 진학을 꿈꾸게 됐다.
꿈이 생긴 아이들이 그 해 10월, 박 선생의 집을 떠났다. 우리는 이제 사람 됐으니 이 친구들을 사람 좀 만들어 달라면서 또 다른 ‘문제 학생’들을 데려왔다. 그는 대출을 받아 광주 외곽에 있는 방 다섯 칸짜리 폐가를 전세로 얻었다. ‘나마저 이 아이들을 포기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는 ‘공동학습장’을 만들었고, 10년 동안 707명의 아이들을 돌봤다. 그의 첫 차 빨간색 프라이드에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와 공동학습장을 오갔다.

박주정 교장
저자는 “지나온 발자취가 한 권의 책으로 묶이지만 10년 세월을 함께했던 ‘707’의 아픔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707명의 아이들은 중년이 됐지만,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의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단기 위탁교육시설 ‘금란교실’을 2004년 국내 최초로 개설했다. 2008년에는 학교부적응 학생과 학업중도탈락 학생을 전담 교육하는 대안학교 ‘용연학교’를 설립했으며, 이후 학교부적응 고등학생들을 위한 ‘돈보스코학교’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자살 등 위기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24시간 신속 대응하는 ‘부르미’를 창설해 초대 단장을 맡았다. 광주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거쳐 그는 현재 광주 진남중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