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현장 탐방…‘광주 공동체’ 정신 느껴"
동구 오월 기억여행 행사…전일빌딩·주남마을 등 방문
참가자 초등학생 등 27명 "희생자·민주주의 역사 기억"
입력 : 2025. 05. 11(일) 18:24
광주 동구는 지난 10일 5·18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광주 동구는 지난 10일 5·18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은 하애남 광주여성회 5월역사해설사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층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지난 10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10층에서 참여자들이 헬기사격에 대해 듣고 있다.


“전일빌딩245, 민주화운동기록관, 주남마을 등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에서 광주 공동체 정신을 느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광주 동구가 5·18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기획한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 탐방 프로그램에는 광주, 나주 등에서 온 초등학생, 학부모, 어르신 등 27명이 참여했다.

하애남 광주여성회 5월역사해설사는 전일빌딩245 옥상 전일마루에서 전일빌딩245 총탄 자국 설명을 시작으로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을 진행했다.

하애남 해설사는 “전일빌딩245에는 외벽 68개, 실내 177개의 총탄 자국이 있다. 이는 헬기 사격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 준다”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핵심 장소인 전남도청, 민주광장은 민주주의, 평화, 평등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의 탄핵·퇴진을 촉구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전일빌딩 10층 5·18기념공간 전시실로 이동해 헬기 사격 탄흔, 탄흔의 과학적 분석, 계엄군의 발포 타임라인, 전일빌딩245 헬기 사격 주제 영상을 확인했다.

이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6층으로 자리를 옮겨 1980년 당시 윤공희 대주교 집무실을 복원한 공간을 둘러봤다.

하 해설사는 창문 한 켠에 붙여진 ‘진실의 눈’이라는 문구를 가리키며 “윤공희 대주교가 5월19일 6층 집무실 창밖으로 내려다본 골목에서 계엄군에게 폭행당한 젊은이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응급조치를 취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워서 실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1980년 5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주남마을로 발길을 옮겨 위령비 앞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헌화한 뒤 주남마을 버스정류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하 해설사는 “주남마을 버스정류장은 5월23일 발생한 주남마을 인근 버스 총격 사건의 미니버스 모형을 참고해 만들어졌다”며 “계엄군의 버스 총격으로 희생당한 민간인을 추모하는 ‘기역이 니은이 축제’는 주남마을의 옛 지명인 지한면 녹두밭 웃머리를 기억하자는 뜻으로 ‘기억하라 녹두밭 웃머리’의 초성인 ‘ㄱ’과 ‘ㄴ’을 상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비경험 세대가 늘고 있다”며 “5·18이 비극적이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정신을 이어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구인문학당에 도착한 참여자들은 장세레나 광주여성회 대표의 제안으로 메모지에 ‘주남마을 군부대 주둔, 무서움과 떨림을 느꼈다’, ‘518버스를 보며 광주시민이 5·18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등 소감을 작성한 뒤 발표했다.

이후 광주공동체 정신이 담긴 주먹밥을 먹으며 탐방 프로그램 일정은 마무리됐다.

김화자씨(63·여·동구 산수동)는 “1980년 5월 당시 민주화운동에 같이 참여하지 못해 5월만 되면 가슴이 아프다”며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을 통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민주주의 역사를 배울 수 있어 뜻깊었다. 많은 사람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소회했다.

배차영씨(42·북구 중흥동)는 “전일빌딩245, 민주화운동기록관, 주남마을 등을 보며 민주주의가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느꼈다”며 “태어나기 전이라 크게 와 닿지 않았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공부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은 오는 17·24·31일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5·18 최초발포지(계림동), 국립 5·18민주묘지, 동구 인문학당 등에서 진행된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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