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피해자 투쟁…이금주 회장 평전 출간
대법원 승소 등 큰 족적 남겨
입력 : 2023. 03. 23(목) 18:35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회복과 소송투쟁에 일평생을 헌신한 고(故)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장의 평전이 출간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싸워온 이금주 회장의 평전 ‘어디에도 없는 나라’가 출간됐다고 23일 밝혔다.
송경자 작가가 쓰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엮은 이 책에는 이 회장이 평생을 외롭게 부딪치며 맞서야 했던 고뇌와 투쟁이 담담히 풀어져 있다.
이 회장은 결혼 2년 만에 일제에 의해 남편을 잃고 여생을 일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에 매진해 왔다.
일본의 독재정권기간 동안 숨죽여 온 이 회장은 69세가 된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은 뒤, 이후 30여 년 간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한길을 걸어왔다.
1990년대부터는 피해자들을 결집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본격적인 소송에 나섰다. 1992년 원고 1273명이 참여한 ‘광주천인 소송’을 대일 투쟁의 신호탄으로 쏘아 올린 뒤,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총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사법부에 제기해 일제강제동원 문제를 한일 간 이슈로 끌어냈다.
그는 법정 진술, 재판 방청, 각종 시위, 일본 지원단체와 연대 활동 등 노구를 이끌고 일본을 80여 차례 오가며 끈질긴 투쟁을 한 끝에 2018년 역사적인 한국 대법원 배상 판결을 이끌어 냈다.
이 회장은 버스나 택시를 타고 피해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일일이 일기와 기록으로 남겼다.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피해 사실을 메모한 자료는 나중에 일본 소송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됐다.
특히 이 책에는 자신은 물론 아들과 며느리까지 나중에는 손녀까지 한집안 3대가 팔을 걷어붙이며 인권회복을 위해 일본과 맞서 모든 것을 쏟아냈던 숨은 사연들을 접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해 정부로부터 2019년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의 사죄 한마디를 듣지 못한 채 2021년 12월 10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이 평전은 온갖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역사적 소명을 위해 온 생을 던진 이금주 한 개인의 기록임과 동시에, 광복 후에도 풍찬노숙해야 했던 일제 피해자들의 처절한 투쟁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구실로 또다시 일제 피해자들을 그 제물로 삼으려는 역사의 아이러니 앞에, 이금주 평전이 시대를 성찰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금주 회장과 함께 일본 소송을 주도해 온 야마모토 세이타(山本晴太) 변호사는 “피해자는 단지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금주 회장의 인생을 알고, 그 심정을 이해하면, 가해자도 아닌 자가 대신 돈을 내는 식의 ‘해결방안’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싸워온 이금주 회장의 평전 ‘어디에도 없는 나라’가 출간됐다고 23일 밝혔다.
송경자 작가가 쓰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엮은 이 책에는 이 회장이 평생을 외롭게 부딪치며 맞서야 했던 고뇌와 투쟁이 담담히 풀어져 있다.
이 회장은 결혼 2년 만에 일제에 의해 남편을 잃고 여생을 일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에 매진해 왔다.
일본의 독재정권기간 동안 숨죽여 온 이 회장은 69세가 된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은 뒤, 이후 30여 년 간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한길을 걸어왔다.
1990년대부터는 피해자들을 결집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본격적인 소송에 나섰다. 1992년 원고 1273명이 참여한 ‘광주천인 소송’을 대일 투쟁의 신호탄으로 쏘아 올린 뒤,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총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사법부에 제기해 일제강제동원 문제를 한일 간 이슈로 끌어냈다.
그는 법정 진술, 재판 방청, 각종 시위, 일본 지원단체와 연대 활동 등 노구를 이끌고 일본을 80여 차례 오가며 끈질긴 투쟁을 한 끝에 2018년 역사적인 한국 대법원 배상 판결을 이끌어 냈다.
이 회장은 버스나 택시를 타고 피해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일일이 일기와 기록으로 남겼다.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피해 사실을 메모한 자료는 나중에 일본 소송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됐다.
특히 이 책에는 자신은 물론 아들과 며느리까지 나중에는 손녀까지 한집안 3대가 팔을 걷어붙이며 인권회복을 위해 일본과 맞서 모든 것을 쏟아냈던 숨은 사연들을 접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해 정부로부터 2019년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의 사죄 한마디를 듣지 못한 채 2021년 12월 10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이 평전은 온갖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역사적 소명을 위해 온 생을 던진 이금주 한 개인의 기록임과 동시에, 광복 후에도 풍찬노숙해야 했던 일제 피해자들의 처절한 투쟁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구실로 또다시 일제 피해자들을 그 제물로 삼으려는 역사의 아이러니 앞에, 이금주 평전이 시대를 성찰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금주 회장과 함께 일본 소송을 주도해 온 야마모토 세이타(山本晴太) 변호사는 “피해자는 단지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금주 회장의 인생을 알고, 그 심정을 이해하면, 가해자도 아닌 자가 대신 돈을 내는 식의 ‘해결방안’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