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와 쇳소리’ 공포의 대상이 예술 영감으로
광주여성가족재단 공모선정작 8월3일까지
박심정훈 ‘Sound sewing’ 등 작품 선보여
박심정훈 ‘Sound sewing’ 등 작품 선보여
입력 : 2022. 07. 13(수)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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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허스토리 기획전시 공모전 선정작 ‘가녀린 봉쇄’가 이뤄지고 있는 제3전시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심정훈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가진 금속에 대한 개인적 트라우마를 작업으로 풀어낸다. 쇳소리에 대한 공포, 그리고 그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다.
박심정훈 작가의 어머니는 공예작가였지만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그 꿈을 포기하셨다고 한다. 작가는 쇳소리에 대한 강한 공포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었다. 학창시절 급식 시간에 수저와 식판이 부딪치는 소리, 음악시간 금관악기가 내는 소리, 시간이 흘러 뒤늦게 간 훈련소에서 설거지할 때 나는 식기 소리 등. 쇳소리를 참기 힘들었던 그는 이때 어머니가 사용했던 공예 재료 ‘쇠’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를 활용해 쇳소리, 비가시적 현상, 시간의 흐름, 기억의 중요성 등에 대해 탐구하며, 쇠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공포를 소거하는 작업을 펼친다.
2관에서는 폭신한 베개에 체인을 감고 그것을 압축팩으로 싼 ‘Extinction of Fear Package’와 작가가 어머니와 점토를 가지고 놀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Fossilization’을 볼 수 있다.
한 쪽 벽에는 늘어나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스프링에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신을 투영한 이미지 ‘Iron:y ivory’ 시리즈가 걸렸다.
3관에는 금속 사운드를 변형시킨 소리에 맞춰 가상의 공간에서 작은 쇠붙이들이 자석으로 보이는 구(球)에서 떨어졌다 들러 붙었다를 반복하는 영상 ‘Fake crash’가 흘러나온다. 영상 옆에는 쇠체인에 울 소재 끈을 덧댄 ‘Sound sewing’이 천장에 매달렸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8월3일까지 재단 3층에 위치한 여성전시관 제2~3전시실에서 제5회 허스토리 기획전시 공모전 선정작 ‘가녀린 봉쇄’를 선보인다. 사진은 전시가 진행 중인 제2관 전시실 전경.

‘Extinction of Fear Package’
작가는 기획의 말을 통해 “공예작가였던 어머니는 작가 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나를 헌신적으로 키우셔서 나도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움직이지 않는 것들은 소리를 낼 수 없다. 어머니의 재료로 쇠의 움직임을 제한한다”며 “몸이 약했던 어머니가 나를 지키고자 모든 시련들과 맞서 싸우셨던 것처럼, 가녀린 것들로 저 억센 것들을 봉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심정훈 작가는 경일대 사진영상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관 전문사 조형예술학과에서 사진예술을 전공하고 있다. 태국과 서울에서 단체전에 다수 참여, 2020년 ‘비공명 트로피’, 2021년 ‘Defunctionalization’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가능하며,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현장 관람이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영상 기록을 통해 유튜브 및 온라인전시관(재단 홈페이지)에 공유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광주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 및 SNS 채널(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