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힐링vs액션…한가위 극장가 韓영화 맞대결
대작 없는 연휴 속 감성 드라마·범죄액션 동시 출격
박정민 임윤아 ‘기적’·변요한 김무열 ‘보이스’ 관객 만나
입력 : 2021. 09. 16(목) 18:46
추석 대목, 예년 같았으면 극장가 기대작들이 앞다퉈 개봉했을 시기지만 이번 명절 또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짐에 따라, 차분한 분위기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 시기가 추석 이후로 줄줄이 밀리면서 연휴 극장가의 장르 다양성은 좁아진 게 사실. 하지만 이 같은 아쉬움을 달래줄 한국 영화들이 관객을 찾아올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연휴를 앞두고 박정민·임윤아 주연의 ‘기적’과 변요한·김무열 주연의 ‘보이스’가 동시 출격한다. ‘기적’은 1980년대 기차역 감성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인 반면,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범죄액션 영화다. 완전히 결이 다른 한국 영화 두 편이 맞대결을 예고했다.

먼저 ‘기적’은 매 작품 역대급 변신을 이어온 박정민,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임윤아 그리고 탄탄한 영화 필모를 자랑하는 이수경까지 연기력은 물론, 개성과 매력까지 모두 갖춘 배우들의 신선한 만남으로 기대를 높인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이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기찻길은 있지만 기차역은 없는 마을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궁금증을 자극하는 ‘기적’은 1988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다.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다른 길이 없어 철로로 오갈 수밖에 없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준경’. 사연을 꾹꾹 눌러쓴 편지를 청와대에 부치고,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탁하기 위해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하는 4차원적인 발상과 열정의 소유자 ‘준경’, 그런 ‘준경’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이끄는 친구 ‘라희’의 관계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허를 찌르는 엉뚱함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기차역 세우는 데에만 몰두하는 아들이 영 답답하기만 한 아버지 ‘태윤’과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동생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는 누나 ‘보경’까지 각 인물들이 품은 저마다의 사연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간절한 바람이 담긴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준경’과 그의 곁을 든든히 지킨 사람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기차역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 이들의 이야기를 온기 넘치는 웃음과 감동으로 담아낸다.



이에 맞서는 ‘보이스’의 작품 소재는 보이스피싱. 영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이다. ‘보이스’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실체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국내 첫 리얼범죄액션 영화다.

영화는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된 서준이 가해자를 찾고 빼앗긴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직접 보이스피싱의 본거지에 잠입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준이 목격하는 보이스피싱 본거지는 지금까지 전화기 몇 대로 상대방을 속일 거라 생각했던 관객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거대하고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존재는 이 범죄에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길이 있을지 막막하게 만든다.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기획에 맞는 개인정보들을 불법으로 수급하고, 금융 전문가에 가까운 이들이 리얼한 작전 대본을 완성한다. 누구나 속을 법한 위장 어플, 위장 홈페이지를 이용해 순식간에 피해자를 낚아채는 대규모 콜센터의 등장은 우리가 아무리 조심하고 의심해도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설명한다.

연출을 맡은 김선, 김곡 감독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굉장히 복잡하고 광범위해서 109분의 영화에 모두 담아낸다는 게 불가능했다”고 말할 정도로 현실의 범죄가 방대하다. 특히 보이스피싱 작전을 기획하는 과정, 그것을 실천하는 이른바 ‘보이스들’의 모습, 체계화된 현금 인출책들의 움직임 등 보이스피싱의 A부터 Z까지 영화 속에 낱낱이 드러나며 대한민국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밖에 개봉 이후, 2주 간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온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비롯해 어린이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극장판 ‘포켓몬스터: 정글의 아이, 코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 등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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