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은 바이오경제의 거대한 원료창고
김재광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입력 : 2021. 01. 14(목) 12:47
[기고] ‘바이오경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바이오 관련주가 꾸준하게 관심을 받으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OECD도 2030년 바이오경제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각국은 생명산업을 국가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기술개발은 물론 생물유전자원 관리방안을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바이오 경제는 바이오기술이 기반이 되는 것으로 의료와 제약부문의 ‘Red 바이오’, 바이오에너지 등 산업기술의 ‘White 바이오’, 식품 등 고부가 기능성 소재와 제품 개발 기술의 ‘Green 바이오’ 세 가지로 구분된다.

3개 부문 중에서도 그린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을 바라보고 가꾸는 시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 내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자생생물과 곤충, 버섯류, 지의류를 포함 2만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중 1.5%인 300여 종만이 건강기능성 식품과 의약, 화장품 등 산업용으로 활용되고 있고 원료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나고야 의정서’ 발효와 IT·BT 등 관련 기술의 발전은 바이오자원산업 부문에서 임업인에게 기회와 도전할 수 있는 과제를 더 강하게 던져주고 있다. 생물자원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고 유전자원 접근과 이용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의무화한 ‘나고야 의정서’가 2017년 우리나라에서 발효되면서 다른 국가로부터 생물자원을 원료로 수입해야 산업계의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이를 국내 산림식물로부터 제공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내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원료의 충분한 공급과 임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과 임업인과 지자체의 협업이 필요하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지난해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그동안 산림소재 추출물 은행을 통해 비축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백나무와 비자나무의 항균물질과 항바이러스 효능을 활용 손세정제를 개발하고, 이를 도내 업체에 기술이전해서 산업화한 사례가 있다.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수출계약까지 성사되면서 도내 자생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산업 가능성을 열어 놨다.

산림자원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도내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 업체에 바이오 원료를 공급할 계획으로 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산림바이오 혁신성장 거점’을 조성 중에 있으며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 등 관련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산림바이오 혁신성장 거점’은 산림청 공모를 통해 전남도가 확보한 사업으로 산림바이오 비즈니스센터, 종자·양묘기술센터, 생산단지 등이 조성된다. 이와 함께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소재 연구는 기초연구와 함께 수준 높은 생명공학기술이 요구됨에 따라 분야별로 다른 연구기관, 대학교 등과 공동연구와 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한국한의약연구소를 비롯 고려대와 목포대, 그리고 조선대 치과병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추진한바 있다.

산림자원을 활용한 항암항염증 치료제, 각종 건강기능 식품, 향장품을 중심으로 한 화장품 등 각종 산업분야에 산림자원은 상당부문 활용되고 있다. 항암제로 쓰이는 ‘탁솔’은 주목나무 잎에서,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잎, 혈액순환제인 테보닌은 은행잎에서 추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도 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삶의 질은 향상되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고령화, 헬스케어 상품에 대한 지출이 커지는 만큼 기회요인도 많아지고 있다. 도내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산업 육성은 임업이 갖고 있는 경영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과 건강, 질병치료 등 경제 사회적 문제 해결, 더 나아가 지역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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