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반도체 투자기업 현장경영도 ‘시비’
최태원 군공항 방문 ‘정부 압박’ 규정…국감 출석 요구
민주 "투자 의구심 없앤 방문…국회가 기업 협박" 반박
입력 : 2026. 10. 12(월)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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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일 광주군공항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에서 부지를 살펴본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국민의힘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방문을 문제 삼으며 국정감사 출석을 압박했다. 정부·여당의 압력에 떠밀려 현장을 찾았다는 주장인데, 최 회장을 향해 정치적 상황 변화를 암시하는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오히려 기업을 협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규모 투자를 기다리는 호남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며 반발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최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구 의원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경제포럼에서 SK하이닉스의 호남 투자와 관련해 한 발언을 근거로 들었다. 민 시장의 공개 발언이 최 회장의 현장 방문을 이끌어 낸 압박이었다는 것이다.

민 시장은 당시 “SK가 모 의원실에 혹시 호남 반도체 사업에서 발을 뺄 수 있나, 속도를 늦출 수 있나 하는 소리를 하고 다닌다고 들었다”며 “이재명 대통령 약 올리는 일이고, 진짜로 모욕당하는 것은 통합특별시민”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의원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이 ‘앗 뜨거워’ 하고 현장을 방문했다”며 “정부와 여당은 계속해서 기업 팔목을 비튼 적 없다고 하지만, 배후에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고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회장의 현장 방문과 국감 출석 문제를 연결했다. 그는 “국감이 한창인데 국민 앞에 나오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최 회장이 민 시장 한마디에 달려간 것은 국회와 국민을 약 올리는 행태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세상 이치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최 회장님, 어느 구름에 해가 있을지 비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라고 발언하면서 여당 의원의 반발을 샀다.

전남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전형적인 협박이다. 정권이 바뀔 수 있으니까 잘하라는 것 아니냐”며 “국회가 기업을 협박하느냐”고 항의했다. 정부의 기업 압박을 비판한다면서 정작 야당이 기업인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호남 주민들이 최 회장의 방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 호남에는 한 번도 제대로 된 투자가 없어서 우리 시민들은 반도체 투자가 대규모로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이 있다”며 “최 회장 방문은 그 의구심을 없앤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방문이 투자 실현 여부를 걱정하는 지역사회에 신뢰를 주는 행보였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기업가가 현장에 가서 일하는 걸 일일이 국회가 언급하면 기업이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고 국회만 바라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은 최 회장 방문을 정부·여당의 기업 압박 사례로 내세워 증인 채택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기업인의 호남 투자 현장 방문까지 정치적 압박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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