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호남의 한 표, 민주당 리더십을 가른다
이현규 정치부 부장
입력 : 2026. 08. 14(금)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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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오차범위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시선은 오는 15일 호남권 경선으로 향하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이 어려울 때마다 버팀목이 돼온 핵심 지지 기반이다. 동시에 중요한 정치적 선택의 순간에는 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다. 이번 경선에서 호남 표심이 단순한 ‘지역 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후보들의 호남 구애도 치열하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민주당의 정통성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 당원들이 살펴야 할 것은 누가 더 호남을 자주 언급하느냐가 아니다. 정부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조율하면서도 집권여당이 놓쳐서는 안 될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출범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국립의대 설립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군·민간공항 이전, 에너지산업 육성 등 어느 것 하나 중앙정부와 여당의 협력 없이 풀기 어렵다. 차기 당대표가 호남 현안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할 역량을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당의 통합을 이끌 리더십 역시 중요하다. 경선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당정 관계와 후보들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공방이 거칠어졌다. 당대표가 된 뒤에도 갈등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을 것인지, 경쟁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수습하고 당을 하나로 묶을 것인지가 향후 정국 운영을 좌우할 수 있다.

호남권과 수도권에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권리당원 100만명 이상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의 근소한 격차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특히 호남에서 누가 선택받느냐는 최종 승부의 흐름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호남의 선택은 특정 후보 한 사람의 당락에 그치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어떤 리더십으로 정부를 뒷받침하고, 지역의 요구를 국정 중심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정하는 선택이다. 후보들의 말보다 그동안 보여준 정치적 판단과 실천, 앞으로 감당할 책임을 냉정하게 살펴야 할 때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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