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로 복원한 남도 역사 속 ‘가려진 이름들’
극단 쟁이, 21일 AI 융복합 역사 음악극·7월 뮤지컬
항일·5·18민주화운동 여성 서사 조명…자유 가치 공유
항일·5·18민주화운동 여성 서사 조명…자유 가치 공유
입력 : 2026. 06. 18(목)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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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융복합 역사 음악극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 출연진들이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극단 쟁이는 21일 오후 7시 AI 융복합 역사 음악극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을 선보이는 데 이어 7월 15일 오후 7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창작 뮤지컬 ‘묵묵히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소심당 조아라’를 무대에 올린다. 사진은 AI 융복합 역사 음악극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 연습 모습.
극단 쟁이(대표 정일행)는 오는 21일 오후 7시 AI 융복합 역사 음악극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을 선보이는 데 이어 7월 15일 오후 7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창작 뮤지컬 ‘묵묵히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소심당 조아라’를 무대에 올린다.
두 작품은 모두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삼는다. 그러나 기존 역사극처럼 영웅의 업적을 앞세우기보다, 역사 뒤편에서 삶을 견뎌낸 여성들의 시선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결을 같이한다.
남도의 기억을 걷다 무대화 프로젝트로 마련된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은 광주의 주요 도로인 서암대로와 설죽로의 주인공 양진여·양상기 의병장 부자의 실화 속 어머니 박순덕 여사의 삶을 통해 항일의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품은 영웅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35년을 따라간다. 남편과 아들을 독립운동의 길로 보내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한과 기다림, 모성애를 중심으로 항일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본다.
형식도 눈길을 끈다. 영화 OST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국악 구음과 해금, 대아쟁 선율을 더한 퓨전 음악극으로 꾸며진다. 여기에 생성형 AI 영상기술을 활용해 그가 겪은 어둠과 기억, 해방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아울러 조아라 뮤지컬 프로젝트로 이뤄지는 ‘묵묵히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소심당 조아라’는 광주YWCA 초대 회장이자 지역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조아라의 삶을 조명한다.
조아라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 시대를 거쳐 5·18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광주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인물이다. 여성 교육과 사회운동에 헌신했고, 광주의 어머니로 불릴 만큼 지역 시민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뮤지컬은 젊은 그와 노년의 조아라를 함께 무대에 세워 한 인간의 생애와 시대의 흐름을 교차시킨다. 1980년 5월 시민들이 보여준 연대와 나눔, 주먹밥 공동체의 기억도 작품 속 주요한 정서로 등장한다.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이 항일의 역사 속 어머니 박순덕의 비극과 신념을 들여다본다면, ‘묵묵히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소심당 조아라’는 광주의 민주주의와 여성운동의 뿌리를 한 인물의 생애로 풀어낸다. 두 작품 모두 남도 근현대사를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무대라 할 수 있다.


‘검은 눈물-갑향골의 35년’은 이정대가 작·연출을 맡고 정일행 대표가 기획과 드라마투르기를 담당했다. 박순덕 역은 양선영, 양진여 역은 오창선, 양상기 역은 김형욱, 양병수 역은 강병욱이 맡는다.
‘묵묵히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소심당 조아라’에는 양선영이 조아라 역으로 출연하며, 젊은 조아라 역은 최현정이 맡고, 임하수, 강병욱, 오창선, 김명옥, 주현지, 임선아 등도 무대에 올라 시대의 풍경을 함께 그려낸다.
정일행 대표는 “역사 속에 이름 석 자 제대로 남기지 못했던 이들의 삶을 무대 위로 복원하는 작업”이라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어떤 희생과 헌신 위에서 가능했는지를 관객들과 함께 되새기고 싶다”고 밝혔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