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두리번거리는 게 우리들의 삶" 패턴의 재해석
광주시립미술관 선정 청년작가 이조흠 초대전
‘S.O.S’ 타이틀로 8월 2일까지 하정웅미술관서
설치·조각·회화…"엄청 많은 성장 보여준 전시"
입력 : 2026. 06. 10(수)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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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전시 전경
“저희 아버지(이강하 화가)는 화가셨다. 저는 어찌 보면 아버지 영향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죠.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첫 번째 전시를 했던 곳이 이곳었습니다. 그리고 광주 작가라면 누구나 이 하정웅미술관 청년 작가 초대전을 하고 싶어 하잖아요. 모두 다 하고 싶어 하는 굉장히 중요한 전시이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지난해 말 초대작가로 됐는데 이번 전시에 있는 것, 없는 것 다 끄집어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굉장히 열심히 했는데 어떻게 바라보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이조흠 작가가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윤익)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지난 5일 개막, 오는 8월 2일까지 ‘S.O.S’(Shiny Object Syndrome)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청년작가초대전 주인공으로, 전시 개막에 앞서 밝힌 소감이다.

타이틀인 ‘S.O.S’는 구조 신호로서 ‘샤이니 오브젝트 신드롬’이라는 증후군을 뜻하는 단어다. 쉽게 풀어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들에 쉽게 현혹되는 그 증후군을 의미한다. 작가는 지금 바라보는 사회에 대해 수많은 정보 , 사진, 텍스트, 물건 등 이런 것들에 항상 노출이 많이 돼 있고, 그런 것들을 쫓는 그 과정 자체가 현대인들이 자아를 찾는 과정 중의 하나로 인식한다. 물론 그것이 굉장히 허무하며 세속적일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이 삶에 있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을 했다. .

‘social no.6’
그러나 작가는 그런 것들이 우리가 자기 자신을 찾는 굉장히 중요한 과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광주 학동 다이소를 갔던 경험을 먼저 들려줬다. 물건들을 살폈지만 웬만한 것들은 모두 집에 있었음에도 두리번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두리번거림에 대해 자신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고, 더 뭔가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라고 계속 거기 안에서 무언가를 찾는 행위라고 귀띔했다.

“근데 거기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다들 저 같은 느낌이었어요. 뭐 살 게 없는데 그냥 와서 테이프 떨어졌으니 살까, 아니면 좀 더 사 놓을까 이러면서 계속 두리번거리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렇게 어딘지는 모르지만 계속 두리번거리는 게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 그리고 그게 또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어떤 과정이 아닐까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두리번거리는 행위가 모두 ‘S.O.S’는 아닐테고, 생명에 대한 구조 신호 또한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냥 정서적인 어떤 구조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어찌 보면 기존에 자신이 해왔던 이야기들 그리고 캐나다 프로젝트와 독일 뮌헨 레지던스 과정을 거친 뒤 집중했던 ‘어둠 속에서 두리번 거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사람들은 문자의 형태나 어떤 패턴의 형태를 띄고 있고, 자신이 말하는 ‘S.O.S’에 가장 근접해 있는 작업으로 꼽는다.

‘collective’
이번 전시는 설치, 조각, 회화 등이 출품된 가운데 1층 세 전시실과 야외에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제1전시실에서는 일상 사물을 3D 스캔하고 재조합해 구조체를 형성하는 작업들로, 개별 요소가 축적돼 하나의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 ‘net’은 서로 연결된 얼굴들이 끊임없이 이동하고 반응하는 시선의 구조를 통해 현대인의 분산된 감각과 자아 형성을 시각화한다.

이어 제2전시실에서는 ‘collective’ 시리즈를 중심으로 캐릭터 이미지와 반복된 얼굴 형상을 통해 개인과 집단이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형되는 구조를 다루고 있으며, 제3전시실에서는 타일로 이뤄진 세 개의 벽을 활용해 작가의 내면과 감각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외에 야외 잔디광장에는 기본 도형인 세모, 네모, 동그라미 형태로 제작된 철 조각작품 ‘3 types of human’이 설치돼 서로 협력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삶의 구조를 이야기한다.

작품을 성명하고 있는 이조흠 작가
특히 2024 캐나다 북극 프로젝트의 ‘미러고글’ 프로젝트 작업은 이번 전시 눈길을 붙잡는 작품 중 하나다. 캐나다 북극 킹가이트(이누이트) 원주민들을 만날 당시 시력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눈부셔 그들이 착용한 고글을 본 것을 활용해 2000개가 넘는 고글을 제작해 내걸었다. 걸이는 쿠팡에서 구매했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앞쪽에서는 반사돼 보이지만 뒤쪽은 검정색으로 형상이 비치지 않는 형태로 제작됐다. 작품 ‘net’은 검은 화면 위 흰 선의 군상을 통해 탐색하며 이동하는 시선의 상태를 보여준다. 하나의 형상만 눈이 꿈뻑거리며 움직임을 표하지만 나머지는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 그 움직임은 눈을 껌뻑거리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 혼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제2전시실의 ‘collective’는 장난감 캐릭터들에 태양열 자기판을 장착해 빛에 의해 움직이며 함성소리가 내재돼 있어 가까이 가면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동굴 안에 수치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캐릭터가 질서정연하게 배열돼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윤익 관장은 “청년작가초대전에는 광주에서 내로라 하는 작가들이 모두 거쳐갔다. 웬만큼 이름있는 작가들은 초대전 작가로 작품을 선보였다”면서 “이 작가가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쓴 작품들로 예전에 봤던 작품들과는 달리, 엄청 많은 성장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개막식은 10일 오후 4시 열렸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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