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단체 "5·18, 두 번 죽이는 일…사과 거부"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후폭풍]
신세계 김수완 총괄부사장 광주 찾았지만 면담 불발
"꼬리자르기 해명…진상 공개·책임 있는 조치 먼저"
입력 : 2026. 05. 19(화)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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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오월단체에 사과하기 위해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은 김수완 신세계 그룹 총괄부사장이 오월단체의 사과 거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김수완 신세계그룹 총괄부사장(오른쪽)이 1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5·18 단체들은 “5·18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온라인 이벤트 논란과 관련해 신세계그룹 측이 광주를 찾아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5·18 단체들은 “5·18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유공자공로자회 등 공법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19일 “신세계그룹 측의 사과 방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타벅스 측은 전날 밤 재단 측에 사과 의사를 전달했고, 이날 오전 광주에서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단체들은 행사 시작 약 20분 전 최종적으로 거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찬 5·18부상자회 부회장이 19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 “스타벅스 측과 만나지 않을 것이다. 대국민사과와 관련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찬 5·18부상자회 부회장은 “단순 실수나 젊은 직원의 착오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며 “5·18 당일 ‘탱크데이’라는 표현과 특정 문구 사용은 시민들에게 계엄군의 폭력을 떠올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 이익을 위해 오월 영령을 모욕하는 것은 5·18을 다시 짓밟는 행위”라며 “대국민 사과와 정확한 경위 설명, 책임 있는 조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정용진 회장의 행보 등을 볼 때 노이즈 마케팅이나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며 “향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고재대 5·18기념재단 사무처장도 “형식적인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수완 신세계그룹 총괄부사장은 광주의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았다가 면담이 무산되자 현장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 부사장은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시민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정용진 회장도 대국민 사과를 했고 그룹 차원에서도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이벤트는 계열사가 단독으로 진행한 온라인 프로모션으로 날짜가 우연히 겹친 것”이라며 “텀블러의 공식 명칭이 ‘탱크 텀블러’였고 노이즈 마케팅이나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프로모션 기획과 검수 과정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관련 경위를 정확히 파악한 뒤 다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스타벅스 머그잔을 망치로 깨부수는 영상이나 이를 휴지통에 버리는 등 불매운동을 인증하는 사진이 잇따라 게시되며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편 전날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이벤트”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비인간적 행태에 대해 도덕적·행정적·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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