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식들 어쩌라고"…통곡에 잠긴 빈소
[완도 순직 소방관 장례식]
결혼 앞둔 소방교·세 아이 아빠 소방경 유가족 ‘오열’
국무총리 분향·완도고 등 추모 발걸음…14일 영결식
결혼 앞둔 소방교·세 아이 아빠 소방경 유가족 ‘오열’
국무총리 분향·완도고 등 추모 발걸음…14일 영결식
입력 : 2026. 04. 13(월)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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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저온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왼도군 완도읍에 마련된 순직한 소방관 장례식장 모습.

13일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저온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왼도군 완도읍에 마련된 순직한 소방관 장례식장 모습.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완도군 완도읍 한 장례식장에서 순직한 두 소방대원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한 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3일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분향소에서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헌화하고 있다.

13일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분향소에서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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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분향·완도고 등 추모 발걸음…14일 영결식
“딸 같이 살갑던 막내아들이었는데…그게 마지막일 줄 몰랐습니다.”
1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한 장례식장. 전날 수산물 저온창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완도소방 소속 박승원 소방경(44)와 해남소방 소속 노태영 소방교(30)의 빈소에는 깊은 슬픔이 드리워져 있었다.
장례식장 안팎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과 지인들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쏟아내는 이들 사이로,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듯 고인의 이름을 부르는 절규가 이어졌다.
박 소방경의 빈소에서는 가족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았다.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영정사진을 바라보던 유족들은 “우리를 두고 어디 가느냐”는 절규를 쏟아냈다. 19년간 현장을 지켜온 베테랑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그의 비보는 주변에 큰 충격을 안겼다.
노 소방교의 빈소 역시 무거운 침묵 속 탄식이 이어졌다. 특히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장례식장에는 고개를 숙인 소방대원들과 해경 관계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동료를 잃은 이들은 말없이 헌화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일부는 끝내 빈소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입구에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한 대원은 고인을 떠올리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한 시민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들어간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사연을 들을수록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는 영정 앞에 분향한 뒤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 총리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남겨진 가족을 지원하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헌신과 용기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 아래 국화꽃이 놓인 영정 앞에는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분향소 인근에서는 전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하며 유가족과 조문객을 위한 심리 상담과 스트레스 측정 등 지원에 나섰다.
지역 학생들의 자발적인 추모도 이어졌다.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은 검은 옷을 입고 분향소를 찾아 국화를 헌화한 뒤 묵념하며 고인을 기렸다. 일부 학생들은 영정 앞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완도고 3학년 이시원양은 “순직 소방관 중 한 분이 아버지 학교 후배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다”며 “소방관의 헌신과 희생이 얼마나 큰지 처음으로 실감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정모군도 “학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 소방관의 합동분향소는 이날부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돼 운영되며,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 완도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엄수된다. 안장식은 같은 날 오후 4시 대전현충원 소방관묘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글·사진=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