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 윤호열 전 전남바이오진흥원장
전남 바이오 ‘제2창업’…국가 전략산업 도약 발판 마련
본원 나주 이전·4본부 체제 개편…조직·재정 혁신 등 재정비
화순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 ‘상징적 의미’
입력 : 2026. 03. 23(월)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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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바이오진흥원은 완도군 조미김의 베트남 수출 선적을 지원하며 해양바이오 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혀 왔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서남권 첨단 바이오헬스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국회 포럼을 개최하고, 광주·전남 바이오산업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정책 추진 의지를 모았다.
전남바이오진흥원 관계자들이 기업 시설을 방문한 모습.
전남바이오진흥원 임직원들이 나주혁신도시 스마트파크 본원 이전을 기념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지난해 7월 화순 능주고등학교에서 ‘전남 바이오산업의 미래 간담회’를 개최하고, 미래 인재들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전남 바이오산업의 비전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2024년 경영평가에서 기관장 평가 최우수를 기록했고, 기관평가에서는 2년 연속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또 2024년 전남 출연기관 발전 유공 도지사 기관표창도 수상했다.
윤호열 전남바이오진흥원장이 진흥원의 중장기비전(2025~2030))을 발표하는 모습.
<@7><@8><@9>전남 바이오의 지난 3년은 가능성을 성과로 바꾼 시간이었다. 정부는 바이오를 국가 첨단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고 있고, AI와 바이오의 융합은 바이오경제의 성장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까지 더해지면서 전남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온 바이오 기반을 지역의 성장 중심 산업으로 키울 기회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런 기대감의 중심에는 윤호열 전 전남바이오진흥원장의 역할이 컸는데, 직접 만나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진흥원 변화의 배경과 성과, 앞으로의 과제, 또 임기를 마친 소회를 들어봤다.



- 지난 3년을 전남바이오진흥원의 ‘제2창업’이라고 표현했는데.

△고향이 경남 창녕인데, 농민회장을 지낸 아버지를 보며 자라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진학을 못하고, 부산대 화학과를 선택했다.

이후 1986년 삼성에 입사해 1988년 삼성종합화학 설립 당시 최초 신입사원 14명 창립 멤버에 참여했다. 지난 2023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을 그만두고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3년간 바이오진흥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전남바이오진흥원은 본원을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하고 CI와 기관 명칭을 정비했으며, 4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기획과 실행의 연결성을 높였다. 그 과정에서 화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기반,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 장흥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등 굵직한 성과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광주·전남이 함께 그릴 수 있는 바이오헬스 비전도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광주의 AI·의료 역량과 전남의 바이오 기반이 결합된다면, 남부권 바이오헬스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3년은 전남의 지역 자산을 산업의 언어로 바꾸고, 그 가능성을 더 큰 미래 비전으로 연결해 온 시간이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오랜 기간 전남 바이오산업을 뒷받침해 온 핵심 기관이다. 다만 개별 사업 몇개를 더하는 것보다 기관이 움직이는 방식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순의 바이오의약과 면역치료, 장흥 천연물, 완도를 중심으로 한 블루바이오 등 전남에는 이미 좋은 자원과 기반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하나의 전략으로 엮여, 기관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체계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보면 아직 더 정교하게 다듬을 여지가 있었다.

그래서 취임 초기부터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 보다 제도와 재정, 조직과 문화, 보고와 실행의 틀을 먼저 살폈다. 구조가 정리되지 않으면 성과도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구조가 오래가고, 이벤트보다 시스템이 오래 남는다고 생각해 왔다.

‘제2창업’이라는 표현은 바로 그 의미다. 기존 조직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의 10년을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다시 설계하는 시간이었다는 뜻입니다.



- 취임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조직과 재정이라고 했는데.

△겉으로는 대형 공모사업 선정이나 국책과제 유치가 더 눈에 띌 수 있지만 그보다 먼저 조직 내부를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여러 기능과 센터가 함께 있는 기관이다. 이 다양성은 장점이지만 자칫 사업과 예산이 분산 운영되는 구조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이 기관 전체를 하나의 방향 아래 움직이게 하는 일이었다. 재정을 통합적으로 보고, 우선순위를 함께 정하고, 장기 전략 속에서 각 부문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체계를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본원 이전과 CI·명칭 정비, 이후 4본부 체제 개편도 모두 그 흐름 안에서 추진된 일이다.

본원을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전남도와의 정책 연계, 대외 접근성, 기관 위상과 상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 기관 명칭과 CI를 정비한 일도 외형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남 바이오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방향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취임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일’보다 ‘흩어진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었다.



- 재임 기간 가장 상징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전환점으로 기억되는 것은 화순이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된 일이다. 이는 단순히 명칭 하나를 얻은데 있지 않고, 화순이 국가 차원의 바이오 전략 거점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전남 바이오가 지역사업의 범위를 넘어 국가 산업정책과 본격적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컸다. 정부는 2024년 6월 화순을 연구개발-임상-백신제조 생태계를 갖춘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했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백신 생산과 면역치료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 이전에 화순이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의 지역 거점으로 포함된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WHO 협력 아래 추진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사업은 2024년 이후 전 세계 중·저소득국을 대상으로 한 실습 교육으로 확대되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고,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사업 역시 이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남 입장에서는 화순이 산업 기반뿐 아니라 인력양성의 핵심거점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된 셈입니다. 결국 화순 특화단지 지정은 하루아침의 결과가 아니라, 인력과 산업 기반이 함께 축적된 위에서 나온 성과라고 볼 수 있다.



- 장흥과 완도를 포함한 전남의 지역별 바이오 전략에 대한 분석은.

△전남 바이오의 강점은 한 곳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는데 있다. 화순이 바이오의약과 면역치료의 중심축이라면, 장흥은 천연물 산업에서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 왔고, 완도를 중심으로 한 블루바이오는 전남의 또 다른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시·군별 농생명 자원과 식품소재, 미생물 기반까지 더해지면 전남은 매우 입체적인 바이오산업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전남도 역시 화순·나주·장흥 바이오·의약 산업벨트와 블루바이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장흥의 천연물 분야는 전남 그린바이오 확장의 핵심 축이라고 생각한다. 천연물 산업은 자원이 많다고 바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표준화, 품질관리, 효능 검증, 실증, 사업화가 서로 맞물려야 기업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장흥이 2025년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 사업에 선정된 것은 매우 중요했다. 이어 지난해 말 전남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과 시·군별, 분야별 역할 정립까지 연결되면서 전남은 천연물·식품소재·미생물을 축으로 한 전남형 그린바이오 산업지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

완도를 중심으로 한 블루바이오 역시 전남만의 분명한 경쟁력이다. 해양생물 자원은 전남이 가진 가장 강력한 차별점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는 이 자원을 연구성과에 머물게 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제품화,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전남의 경쟁력은 각각의 지역이 가진 강점을 따로 키우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이어내는데 있다고 본다.



- 기업지원 체계를 특히 강조해 왔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산업은 결국 기업이 움직여야 성장한다. 연구개발 성과가 논문이나 특허에만 머물면 지역의 미래산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기술이 제품이 되고, 시장과 연결되고,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산업의 힘이 생긴다. 그래서 전남바이오진흥원은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돕는 실질적인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공식적으로도 연구개발, 기술혁신, 생산 인프라, 국가 인증·분석 서비스, 해외 마케팅, 창업과 기업 육성에 이르는 ‘Total Solution’을 제공해 바이오 기업의 전주기 성장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은 이 역량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해 기업지원 ‘Total Solution Provider’로 2단계 성장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사업은 의미가 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와 병원, 사업화 전문기관을 연결하는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전남 역시 이 사업을 통해 연구와 병원, 기업과 시장을 잇는 지역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는 창업과 기술개발, 실증, 인증, 임상, 사업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한 번에 풀어주는 것, 그것이 앞으로 전남바이오진흥원이 더 강하게 가져가야 할 역할이다.



- 조직 내부의 변화와 대외 평가의 의미는.

△공공기관의 경쟁력은 대외사업 실적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내부 경영의 체계성과 책임성,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대외 신뢰가 함께 뒷받침돼야 외부 성과도 지속될 수 있다. 재임 기간 내부 혁신과 외부 성과가 동시에 나타났다는데 의미가 있다. 2023년 재정과 회계의 통합 운영, 본원 이전과 CI 개편, 2025년 단일 조직 4본부 체제 전환은 제2창업에 가까운 내부 혁신이었고, 이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바이오 특화단지, 천연물 허브,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등 굵직한 국책과제 수주와 맞물려 진흥원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전남바이오진흥원은 2024년과 2025년 전남도 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았고, 2025년에는 보건의료 기술사업화 유공 포상 장관표창(기관상) 수상도 이어졌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기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최우수’ 성과를 경험한 조직이 이제 성공의 기억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한번 성공을 경험한 조직은 다시 도전할 수 있고, 그 경험은 다음 성과의 자산이 된다. 지난 3년이 바로 그 자신감을 조직에 남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전남 바이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바이오 산업의 성공 조건을 인력, 기술, 자본, 글로벌 역량·네트워크라는 네 가지 요소로 본다. 결국 사람을 키워야 기술이 축적되고, 기술이 있어야 자본이 모이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어야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전남바이오진흥원은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와 지역 대학 연계를 통해 인재를 키울 기반을 갖추고 있고,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 분석인증, 기업지원 경험을 통해 기술 사업화를 뒷받침해 왔다. 앞으로는 여기에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 강하게 연결해 창업과 기업의 성공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바이오 전문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난 3년이 기반을 정비하고 방향을 세운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토대를 더 큰 성과로 연결해야 할 시기다. 기업 유치와 정착, 현장형 인재 양성, 실증과 사업 고도화, 지역 자원의 산업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특히 정부의 바이오 전략산업 육성과 5극3특 균형성장 전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국립의대와 부속병원 추진 흐름이 맞물리는 지금은 전남 바이오를 지역의 핵심 성장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광주의 의료·AI 역량과 전남의 바이오 기반이 결합한다면 전남 바이오는 단순한 지역산업을 넘어 제약-치료-치유-관광이 연결되는 통합형 바이오헬스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앞으로 전남바이오진흥원이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기업지원 Total Solution Provider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고 본다. 창업에서 기술개발, 실증, 인증, 생산, 투자, 해외 진출까지 기업 성장의 전 과정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광주와 전남이 함께 남부권 바이오헬스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장기적으로는 광주·전남형 제3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이라는 더 큰 목표까지 바라봐야 한다. 결국 전남 바이오의 다음 단계는 ‘가능성의 입증’을 넘어 ‘성과의 확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난 3년이 그 출발선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전남 바이오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올라서는 시간이 돼야 한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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