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눈치 보여"…축의금플레이션에 한숨
결혼식 등 송금액 5년새 2배 넘어…하객들 부담
천정부지 ‘식대’ 원인…광주지역 평균 40% 폭등
입력 : 2026. 03. 11(수) 17:38
본문 음성 듣기
#1 30대 직장인 김정민씨는 최근 지인들이 모바일 청첩장으로 알려오는 결혼 소식에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지만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고물가 속 ‘지갑 사정’을 눈치 보며 축의금으로 얼마를 내야할 지 고민에 빠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식대가 뻔히 비싼 걸 아는데 5만원을 내자니 눈치 보이고, 10만원을 내자니 생활비가 빠듯하다. 축하하러 가는 자리가 마치 밀린 고지서를 처리하러 가는 기분이라 씁쓸하다”고 전했다.

#2 예비 신혼부부인 30대 정지현씨는 최근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걱정거리가 생겼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지인들로부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하객들이 축의금 부담으로 인해 결혼식에 참석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예식 관련 비용이 물가 상승과 맞물려 급격히 오르며 ‘축의금플레이션’(축의금+인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들의 축의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축의금만 내고 참석하지 않거나 축하의 자리가 계산적인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

11일 카카오페이의 ‘2025 머니리포트’를 살펴보면, 지난해 모바일 축의금 평균 송금액은 10만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5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사이 2배 넘는 수치다.

2021년 7만3000원, 2022년 8만원, 2023년 8만3000원, 2024년 9월 기준 9만원으로 상승했다.

‘결혼 물가’가 치솟으면서 하객들이 부담하는 축의금 수준이 덩달아 오르고 있어서다.

이러한 현상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식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의 2025년 12월 결혼서비스 가격 동향을 보면 광주지역 예식장의 1인당 평균 식대는 6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4만 7000원이던 식대가 40% 폭등했다.

혼주 입장에서는 하객이 5만원을 내고 식권을 받아 밥을 먹으면, 하객 1명당 2만원씩 적자가 나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때문에 ‘식대보다는 많이 내야 한다’는 인식으로 기본 5만원이던 암묵적 축의금 룰이 깨지고 있고,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부담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청첩장을 일종의 ‘고지서’로 표현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식장에 가서 밥을 먹으면 10만원, 안 가고 봉투만 보내면 5만원’이라는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제시되고 있다.

급등한 식대를 고려해 10만원 밑으로 축의금을 지불할 시 결혼식장을 찾지 않는 게 일종의 예의라는 분위기마저 퍼지면서 ‘축하하러 가기 미안하다’ 등 ‘노쇼’ 고민까지 하는 하객들도 속출하고 있다.

40대 A씨는 최근 한 달간 축의금으로 40만원을 넘게 지출했다.

그는 “결혼식에 한번 갈 때마다 10만원은 내야 하는데 한 달에 두 번만 겹쳐도 월급의 10%를 내는 것이다”며 “청첩장을 받으면 축하하는 마음이 크지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사정이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하고 5만원만 보낸다”고 전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IT 유통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