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돈 되는 마을…전남, 에너지 기본소득 시대 연다
정부, ‘햇빛소득마을’ 첫 공고 예정…2030년까지 2500개 목표
영광서 시작된 주민 수익공유 모델…도, 매년 100개 조성키로
계통 포화·금융 문턱 낮추기 관건…ESS 국비 비율 상향 건의
입력 : 2026. 03. 09(월)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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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영광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영광군 에너지기본소득 도시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내빈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영광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영광군 에너지기본소득 도시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내빈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영광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영광군 에너지기본소득 도시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내빈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일 영광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영광군 에너지기본소득 도시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내빈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남 영광의 한 농촌 마을. 마을회관 옆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된 전기가 판매되고, 그 수익이 마을 공동기금으로 쌓인다. 기금은 공동급식과 경로잔치, 취약계층 돌봄 등에 쓰인다.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고, 그 수익을 주민이 함께 나누는 일명 ‘햇빛소득마을’의 선도 모델 현장(주민 참여형 마을 태양광 사업)이다.

이재명 정부 대표 정책 중 하나인 햇빛소득마을이 에너지 전환과 농어촌 소득 보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겨냥하며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남도가 정부 구상에 맞춰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단순히 발전 설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 이익이 마을로 환원되는 구조를 지역에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햇빛소득마을은 10가구 이상 마을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유휴부지와 농지, 저수지 등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사업이다. 사업의 주체가 주민이라는 점, 수익을 특정 참여자에 한정하지 않고 마을 단위로 공유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규모 발전사업과 달리, 발전 이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 남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2026년부터 매년 500개 이상, 2030년까지 25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 3만7500여 행정리 가운데 15곳 중 1곳 이상을 주민 참여형 태양광 마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부지 확보와 계통 연계, 금융 지원까지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전남도는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2026년부터 매년 100개씩, 2030년까지 도내 500개 마을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농어촌이 많은 전남의 여건상 마을 단위 분산형 전원이 확대되면 주민 소득 보완과 에너지 자립 기반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광군은 이미 선도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주민 참여형 마을 태양광 발전소 4곳을 준공해 현재 가동 중이다. 총 195㎾ 규모(50㎾ 3기, 45㎾ 1기)로 연간 약 256M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발전 수익은 약 1100만원 수준이다. 대출 상환 기간에는 연 320만원, 상환 완료 이후에는 연 800만원 안팎의 순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군은 추산하고 있다. 발전 수익은 전액 마을 공동기금으로 적립되며, 복지와 공동체 사업에 재투자된다. 군이 설치비의 50%를 지원해 초기 부담을 낮춘 점도 사업 정착에 기여했다.

전남도는 정부 공모에 대비해 사전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차례 수요조사를 실시해 470개 마을의 참여 의향을 확인했다. 제출된 대상지는 입지 조건과 전력 계통 연계 가능성을 종합 검토하고 있으며, 보완이 필요한 곳은 시군과 협의해 정비 중이다. 공모는 3월 공고, 5월 신청이 예상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전남은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일부 지역의 전력망이 포화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계통 여유가 부족한 지역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필요하지만, 현재 국비 지원은 50% 수준이다. 도는 지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ESS 국비 지원 비율 상향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농어촌의 금융 여건도 변수다. 농지 등의 담보 가치가 낮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전남도는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공모 평가 가점 도입과 자부담 비율 완화도 요청하기로 했다. 사업 참여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실제 현장 확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남도는 이달부터 대상 마을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해 협동조합 구성과 사업계획 수립을 돕고, 주민 설명회를 통해 사업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제도 개선 과제도 정부와 지속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유현호 전남도 에너지산업 국장은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주도해 재생에너지 확산에 직접 참여하는 대표적 지역주도형 사업”이라며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유휴자원을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이루도록 도와 시군, 유관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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