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49재] "왜 죽어야…책임지는 사람 없어"
추모객·종교계 헌화·묵념…희생자 애도
유가족 "재발 방지·사고 원인 규명" 촉구
유가족 "재발 방지·사고 원인 규명" 촉구
입력 : 2026. 01. 28(수)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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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표도서관 유가족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등은 28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사고 현장에서 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49재를 진행했다. 사진은 유가족과 추모객이 사고 현장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

광주대표도서관 희생자 서청운씨 동생 서정원씨가 28일 광주대표도서관 사고 현장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광주대표도서관 유가족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등은 28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사고 현장에서 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49재를 진행했다. 사진은 유가족과 추모객이 사고 현장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로 숨진 노동자 4명의 넋을 기리는 49재가 사고 현장에서 열렸다.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사고 발생 49일이 지났지만 왜 죽어야 했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광주대표도서관 유가족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등은 28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사고 현장에서 49재를 열고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이날 추모제는 묵념을 시작으로 종교계 추모 의식, 진혼무, 유가족 추모사, 헌화와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제에는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폭염 속 에어컨 설치 작업 중 숨진 청년의 부모 등도 참석해, 반복되는 산업·사회적 참사에 대한 연대의 뜻을 함께했다.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종교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그날의 충격과 슬픔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며 “시가 먼저 이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하다. 광주시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건설 현장의 안전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의 문제”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기소율은 4%에 그치고 있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의 호소는 더욱 절절했다.
희생자 서청운씨의 동생 서정원씨는 “작년 추석 때 잠깐 얼굴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곳에서 잘 행복하게 지내라 말할 수 없다”며 “아직도 형이 왜 죽었는지,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광주시와 종합건설 이름만 남아 있을 뿐, 책임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져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안모씨는 “당신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왜 당신이 죽어야 했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현실이 가장 두렵다. 이대로라면 당신의 죽음은 그저 ‘사고’로만 남을 것 같다”고 울먹였다.
추모제 마지막 순서에서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붕괴 현장으로 이동해 헌화와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현장에는 ‘안전한 현장을 기원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조용히 바람에 흔들렸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해 12월11일 오후 1시58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던 2층 옥상이 무너지며 구조물이 연쇄 붕괴됐고, 잔해에 매몰된 작업자 4명은 사고 발생 약 48시간 만에 모두 수습됐으나 전원 사망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