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한 드로잉·색채로 표현한 ‘일상’
레드기저 개인전 2월 19일까지 드영미술관서
감정, 이미지로 치환…결 섬세하게 포착 작업
입력 : 2026. 01. 12(월)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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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슬리퍼’
‘수염난 병아리’
광주드영미술관(관장 김도영)은 레드기저(이의선) 작가의 제5회 개인전을 지난 12월 19일 개막, 2월 19일까지 2전시실에서 갖는다.

작가가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떠오른 감정들을 직관적 이미지로 번역하며 구축해온 작업 세계를 보여주고, 이번 전시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소한 순간에 깃든 감정을 이미지로 치환하는 과정 자체가 작업의 핵심을 이룬다는 설명이다.

특히 화면은 가볍고 유머러스한 드로잉과 색채로 채워지지만, 그 바탕에는 살아있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려는 작가의 태도가 깊게 자리한다.

슬리퍼의 편안함에 고마운 마음을 담은 ‘맨발의 슬리퍼’(Barefoot in slippers), ‘마지막 업무’(The last thing) 등의 출품작은 슬리퍼의 편안함 및 이유 없는 웃음, 마지막 순간 떠오르는 소중한 사람들 같은 장면들이 묘사돼 있다. 하지만 화면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반응이다.

일기처럼 적은 작가 노트는 작품 옆에 함께 설치돼 회화적 감정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노트 속 “고맙다. 진심이야.”, “그냥 재밌을 것 같았어.”, “나는 빨리 가고 싶었지만 오래 가고 싶었던 것 같다”와 같은 문장들은 일기처럼, 혹은 마음속에서 조용히 흘러 나오는 고백처럼 짧고 간결하다.

‘한량’
전시 전경
이런 작가 노트는 이미지가 탄생하는 감정의 출발점이자 해석의 결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사유의 언어이기에 작품의 유머와 일상의 이미지가 단지 가벼운 장난에 머무르지 않는 근거다.

작가는 삶의 중요한 순간과 별것 아닌 순간을 동일한 밀도로 바라보며, 감정의 크기를 따지지 않고 화면 위에 올린다. 그 솔직한 시선과 단순한 구성은 오히려 현대인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는 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가는 ‘사소함’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가벼움’ 속에서 진심을 발견하며, 일상의 순간이 가진 감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이는 오늘의 삶에서 쉽게 놓치는 감정의 속도를 회복시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나도 이런 마음이 있었지”라는 조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드영미술관 변기숙 학예실장은 “레드기저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떠오른 감정을 가볍고 유머러스한 드로잉과 색채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지인들과 함께 편안하게 즐기며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레드기저 작가는 상명대 시각디자인학과(비주얼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졸업, 개인전 4회와 쿠레레 초대전 및 그림단체전 등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오픈갤러리 제14차 공모에 당선됐다. (재)광주디자인진흥원 디자인비엔날레본부 전시기획팀에 근무했으며, 러스그래픽 대표를 맡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 분야 직업인 대상으로 강의하며 활동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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