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AI 김치시뮬레이터’ 개발
배합비만으로 품질·원가·영양 예측
입력 : 2025. 12. 22(월)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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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재료의 배합비를 입력하면 원재료 비용과 영양성분, 맛(품질)을 동시에 자동 예측할 수 있는 ‘AI 김치시뮬레이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치는 사용되는 재료와 배합량에 따라 맛과 색, 조직감, 영양이 크게 달라지는 대표적인 복합 발효식품이다. 이로 인해 산업계에서는 국가·지역별 기호 차이와 원부재료 가격 변동, 배합 편차에 따른 품질 불균일 문제로 표준화된 제조기술 확보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최근 김치의 해외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현지 소비자 맞춤형 배합 설계와 비용 효율성, 품질 일관성 확보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김치 배합 설계는 전문가의 경험과 반복 실험에 크게 의존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고, 품질을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배합비만으로 제조비와 품질을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도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연구소가 장기간 축적해 온 김치자원은행의 원·부재료 정보 데이터와 농림축산식품부의 김치산업 실태조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배합비 기반 AI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수천 건의 실험 및 산업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통해 배합비를 입력하면 즉시 원재료 비용 산출과 영양성분 추정, 맛 품질 점수를 제공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을 완성했다. 해당 기술은 기업의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 재료 배합에 따른 감칠맛·매운맛 등 맛 특성과 영양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돼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기술을 통해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과 원가 관리 효율화, 소비자 맞춤형 김치 개발 등 김치산업 전반에서 실질적인 활용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세계김치연구소는 AI 김치시뮬레이터를 김치자원은행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가정용 레시피 설계부터 기업의 제품 개발·품질 관리까지 폭넓은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향후 발효 조건까지 반영한 고도화 모델을 개발해 AI 기반 김치 디지털팩토리 구현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민승기 본부장은 “AI 김치시뮬레이터는 세계김치연구소가 축적해 온 연구 데이터와 국가 식품영양 정보, 산업 실태조사 자료를 시뮬레이션 기술로 융합해 표준화·비용·품질 예측이라는 현장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한 성과”라며 “김치산업의 과학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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