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보이스피싱 피해 급감…‘안심은 금물’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범죄 단속 이후 지금은]
10월 57건으로 올해 최저치…월평균 40%가량 감소
‘잠복기’ 종료로 11월부터 반등 조짐…"장기 대응을"
입력 : 2025. 11. 24(월)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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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단속에 나서면서 광주·전남지역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증가세가 포착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광주지역 보이스피싱 피해는 총 23건(추석 연휴 제외)으로, 1~9월 월평균 42건 대비 약 45% 감소했다. 11월 역시 16일 기준 14건에 머물며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8~9월 매주 9건씩 발생하던 피해가 △10월 13~19일 3건 △10월 20~26일 4건으로 급감했다. 전남도 10월 피해 신고가 34건으로, 8월 51건·9월 50건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가 캄보디아 현지에 ‘정부 합동대응팀’을 꾸려 국제 피싱 조직 단속에 집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지에서 감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을 전세기로 송환한 뒤 캄보디아 정부도 본격적인 조직 검거에 나서며 국제 공조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광주경찰청 역시 9월 스마트폰 기반 피싱·사기 범죄를 전담하는 ‘피싱수사계’를 신설해 해외 총책이 개입한 사건들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시민들도 체감 변화가 컸다. 50대 A씨는 “여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 ‘1588’, ‘02’, ‘070’ 발신 사기 전화가 왔지만 최근엔 거의 사라졌다”며 “연말을 앞두고 지인 연락도 많아지는 만큼 이런 전화가 완전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10월 말 정부 합동 대응팀의 현지 활동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곧바로 피해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광주지역 보이스피싱 신고는 △10월 27일~11월 2일 12건 △11월 3~9일 6건 △11월 10~16일 8건으로 반등했으며, 전남 지역도 같은 기간 17건·11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외 조직이 단속을 피해 인접 국가로 이동하며 재편 시간을 갖는 이른바 ‘잠복기’가 끝난 신호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해외 취업 사기, 고수익 알바 등으로 청년층을 유인하는 2차 범죄에 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병곤 남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민생 범죄에 취약해지는 시기인 만큼 수사기관과 관계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지방에서도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를 확보해 위험한 유혹에 노출되지 않는 구조적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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