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운동 확산
광주시의회서 등재 방안 모색 토론회…구체적 전략 논의
입력 : 2025. 11. 17(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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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생독립운동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발걸음이 본격화되고 있다.

학계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며 등재 운동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는 17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예결특위 회의실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하고, 등재 추진을 위한 구체적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광주시의회, 전남대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과 (사)광주학생독립운동동지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는 1929년 광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100주년을 맞아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에 나선 김재기 전남대 RISE 사업단 책임교수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전국 300여개 학교로 확산된 최대 규모의 항일 학생운동이며, 기록물은 일제 감시 속에서 생산돼 희소성과 진정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운동은 3·1운동에서 5·18로 이어지는 한국 민주주의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핵심 고리”라며 세계기록유산으로서 충분한 역사적 위상을 설명했다.

안종철 전 5·18진상조사위 부위원장은 “5·18 등재의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세계사적 의미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서술하느냐’였다”고 밝히며, “자료의 통합 분류, 국제 전문가 네트워크 확보, 고품질 영어 신청서 작업은 등재 성공의 필수 조건이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광주학생독립운동도 분산된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전동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조사관은 “동학 기록물 등재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자료의 명확한 범위 설정과 기관 간 협업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기록유산 심사는 단순히 ‘기록 보존’이 아니라, 그 사건이 인류사회에 던지는 보편적 메시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도 학생·지역·정부·언론 등 다층적 기록을 입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좌장을 맡은 박수기 시의원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한 지역의 사건을 넘어 식민지 청년들이 자유와 평등을 향해 일어선 세계사적 기록이다”며 “오늘의 논의가 그 정신을 세계와 공유하는 첫걸음이 되기 위해 광주시의회도 책임 있게 등재 추진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 항일 운동으로 평가되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3일 광주에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전국의 320개 이상의 학교가 참여했다.

5만4000여명의 학생들이 동맹휴교와 시위운동에 나서면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웠던 항일운동으로, 참여 학생 중 582명이 퇴학당하고, 무기정학 2330명, 강제 전학도 298명에 달했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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