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 ‘지방의제21’ 30주년과 의제 실천운동 톺아보기
김동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장
입력 : 2025. 11. 03(월)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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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장
1992년 6월 UNCED(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의제21’은 지속가능발전의 실현을 위한 범지구적 행동지침이다. 21세기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전인류가 논의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를 뜻한다. 자연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한 지침, 빈곤퇴치, 건강, 정주환경, 과학발전, 교육, 국제협력 강화 등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은 물론 추진과정에서의 사회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관심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파트너쉽과 거버넌스를 강조하고 있다.

‘의제21’ 전문에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각국 정부가 지역차원의 행동인 ‘지방의제21’을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 ‘UNCED 의제21 국가실천계획’을 발표하고 UN에 제출하면서 지역 의제운동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는 지구의 환경보전이 개별 국가의 환경보전에서 출발하며, 국가의 환경보전은 지역차원에서 실천되었을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치에서 출발한다.

‘지방의제21’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구차원의 계획인 ‘의제21’과의 유기적 연계 속에서 지역의 경제, 사회, 환경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행동 계획이자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이다.

또한 행정, 의회, 기업, 시민단체, 노동자, 전문가, 여성, 청소년 등 지역사회의 이해당사자 그룹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토론하고 합의하고 자기 분야에서 분담된 행동을 하는 파트너쉽과 거버넌스를 존중하는 21세기형 참여자치운동이다.

광주는 유엔 리우 선언과 실천지침서인 의제21을 토대로 1995년 ‘푸른광주21협의회’를 설립해 시민, 기업, 행정이 함께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 1996년 ‘광주환경선언’으로 그 실천을 다짐하고 1997년을 시작으로 매 5년 단위로 의제를 수립·실천하고, 모니터링과 평가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의견과 논의가 의제 속에 포함돼 운영되는 효과적인 시스템이 마련됐다.

2012년 유엔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UNCSD. RIO+20)를 통해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은 환경적 지속가능성 중심의 논의에서 경제성장, 사회통합, 환경보존의 조화와 사회경제 시스템의 전반적 향상을 추구하는 균형발전의 개념으로 성장했다. 이에 2015년 9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169개의 세부지표는 2030년까지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다(No One Left Behind)’는 대원칙을 바탕으로 전 인류가 행동할 업그레이드 된 과제를 제시한다.

이제 발맞춰 2016년 ‘푸른광주21협의회’는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환경에만 국한된 의제의 영역을 경제, 사회, 문화 등 지속가능발전의 전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아울러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지역의 시민실천운동으로 이행하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지방의제21’ 운동의 중심역할을 해 온 협의회도 광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광주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두어 의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제6차 광주의제(2022~2026)는 광주시 지속가능발전 기본조례(2020)의 제정에 따라 작성됐다. 6차의제는 광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액션플랜으로써 시대적 요구에 따라 ‘기후위기시대,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광주만들기’하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민참여 재생에너지 전환, 생물다양성 보전과 회복, 책임있는 생산과 친환경 소비, 지속가능한 먹거리 전환, 불평등감소와 사회안전망 구축, 문화다양성 존중과 인권감수성 중진,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만들기 총 8가지 의제로 구성됐다.

각각의 의제마다 시민사회단체, 마을공동체, 기업, 학교, 유관기관, 행정,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와 참여단체가 매년 해당 의제를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의제운동은 광주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 및 이행계획의 실천활동으로 지속가능발전의 가치와 정책 내재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광주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적극적인 이행을 위해 민관의 소통·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방위적 지속가능발전 운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지방의제21’ 운동을 시작한지 3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다. 광주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지방의제21’ 운동을 시작했고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가장 모범적인 의제실천활동을 해왔다.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지역 의제운동의 역사를 계승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난 30여년간 광주 ‘지방의제21’운동을 동행한 지역의 든든한 시민사회단체 및 광주공동체와 그 역사를 함께 정리하고, ‘온고지신’의 정신과 ‘줄탁동시’의 자세로 광주공동체의 ‘포스트 SDGs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광남일보 @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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