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
'마른김 명인'이 구운 완도김, 글로벌 식탁 점령
김천일·최인녕 대표 부부 가업 이어
두 공장서 하루 전장김 60만장 등 생산
생산·포장·유통 원스톱…20개국 수출
2차 구이로 바삭함 배가…수출확대 총력
입력 : 2025. 06. 17(화) 18:07
나주시 남평읍에 위치한 조미김 전용 가공공장에서 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 직원들이 김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전남의 청정 바다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 김 산업의 젖줄이 돼 왔다. 그 청정바다를 발판 삼아 단 한 장의 김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한 향토기업이 있다.

완도와 나주에 사업장을 둔 ‘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대표 김천일·최인녕)이다.

완도물산의 시작은 1996년 남편 김천일 대표가 설립한 ‘완도식품’이었다. 완도군 약산면의 해역에서 수확한 원초를 가공해 판매하면서 기초를 다졌고, 1999년 ‘완도물산’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 ISO9001 인증을 시작으로, 2009년 HACCP 시스템을 도입하며 식품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이후 2015년에는 나주에 부지면적 1만6500㎡(5000평) 규모의 조미김 전용 가공공장을 준공했고, 2017년에는 완도 산지에 해수탱크 등을 갖춘 4871㎡(1470평) 규모의 자동화 공장을 추가로 완공하며 제조 기반을 확장했다.

2020년에는 스마트공장 MES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현재 이들 공장에서는 하루 최대 도시락김 120만장, 전장김 60만장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 전경
완도물산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초 확보부터 생산·포장·유통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 완도 해역에서 직접 김을 양식하고, 나주 공장에서 가공을 거쳐 전국 및 전 세계 유통망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은 대기업 못지않은 통합 생산체계다.

여기에 2021년 대한민국수산식품 마른김 명인 1호로 선정된 김천일 대표의 내공이 더해지면서 맛과 신뢰성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선대에서부터 완도에서 김 양식을 하며 마른김 제조기술을 배웠다.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는 마른김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이 기업이다’라는 경영 철학은 조직문화와 생산방식에까지 반영됐다. 직원 50여명은 이직률이 낮고, 평균 근속연수는 업계 평균을 웃돈다. 최근 연구개발 인력을 12%까지 확대한 것도 이 철학의 연장선이다.

완도물산의 브랜드 ‘새우표 완도김’은 단순한 상표가 아니다. 바다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새우 캐릭터에, 고소한 김 맛의 핵심인 ‘감칠맛’을 더해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했다.

빨간색 중심의 포장 디자인은 식감을 자극하고, 금색 포인트로 고급스러움을 부각했다. 특히 도시락김, 전장김, 김가루, 자반류, 구운김밥김, 파래김,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되면서 브랜드 정체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도시락 김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며 김가루(20%), 자반류(10%) 등 순이다.

주요 제품을 들여다 보면 전장김은 청정해역에서 수매한 깨끗하고 품질 좋은 원초를 사용하는데 특징은 녹차가루다. 이는 건강한 맛을 구현하며 첫 맛은 살짝 달콤하고 이어 짭조름한 맛,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식탁용 김은 바삭한 김 원초의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두툼한 두께감과 씹히는 질감이 일품이다. 자반류는 남쪽 해안에서 채취한 원초의 맛이 담겨있는데, 천천히 두 번 볶아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 했다.

완도물산의 제품은 현재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체 매출의 31%가 수출에서 발생했고, 2019년에는 ‘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출 비중은 중국 77%, 일본 14.1%, 대만 4.4% 순이다.

이처럼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데는 김에 대한 접근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김을 밥에 곁들여 먹는 ‘반찬’ 성격이 짙지만, 중국은 ‘간식’ 개념이다. 얇고 적절한 간이 배어 있는 대한민국의 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완도물산은 몽골·베트남·호주·뉴질랜드로의 수출도 확대 중이며, 유럽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도 개발 중이다.

무엇보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개발 전략이 주효했다. 북미에는 저염·무첨가 김, 중국·동남아에는 단맛 조미김을 중심으로 공급하며, 글로벌 바이어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었던 데는 완도물산만의 핵심기술이 있어 가능하다.

완도물산은 원료 선별 및 위생관리에 철저한 원칙이 있다. 고품질 원초 선별 기술을 보유중이며, 이물질 제거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마른김, 식용유지, 소금 등 원료에 대한 미생물학적, 화학적 안전성 검증 기술을 갖췄다.

최인녕 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 대표
또 김을 250~300도에서 10초간 구운 뒤 가공소금과 옥배유를 도포, 2차구이를 통해 김 표면을 다시 한번 균일하게 도포하는 기술로 바삭함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참기름과 들기름을 도포하는데 바삭한 식감과 풍미를 극대화 한다.

‘맛 좋은 김’ 생산을 위한 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매년 매출액 대비 3~5%를 R&D에 투자, 차별화된 제품 개발력 확보에 노력한다. 김의 원초 상태부터 수분·염도·식감을 조절하는 기술을 계속해 보완하고 강화하기 위해 완도물산은 매년 새로운 설비와 레시피 개선에 나서고 있다.

생산 설비는 7개의 구이기계, 절단·포장 자동화 시스템, 항온항습 시스템, 착유기 및 자반구이기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인 최인녕 대표의 경영 감각은 완도물산의 성장 밑거름이다.

최 대표는 완도물산의 제품력 향상과 조직문화 개선에 있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위생과 감성의 디테일을 중시하며 품질관리를 직접 챙기는 동시에, 가족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끄는 리더를 지향한다.

김가루 상품
완도물산은 김 산업의 세계화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생산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생산 부산물의 친환경 처리, 수산물 자원 관리, 지역 협력농가와의 계약재배 확대 등은 ESG 경영의 대표 사례다.

또 완도군·나주시와 함께 수산식품 박람회, 해외 농수산물 판촉전, 수출상담회 등에 공동 참여하며 지역 상생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완도물산은 올해 매출 500억원, 직접 수출 350억원 달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마케팅 전담 인력을 확대하고, 해외시장별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또 주요 목표시장별 현지 전시회 참가를 비롯해 바이어 발굴 프로그램에 주기적으로 참여한다.

목표 시장의 음식문화 및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위한 시장정보망 습득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새우표 완도김
최인녕 완도물산 대표는 “최고의 설비와 고품질 원료로 엄마의 마음을 담아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좋은 것만 드리겠다는 마음과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조미김 대표회사가 되겠다는 자세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위한 노력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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