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하나 찍는데 31초 심혈…‘수국’ 화폭에 만발
뇌성마비 여성장애인 백은영씨 첫 개인전
9월 9일까지 갤러리 생각상자…회화 24점
9월 9일까지 갤러리 생각상자…회화 24점
입력 : 2025. 08. 18(월)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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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속으로’

‘무등의 수국밭에는 내가 없었다’

‘수국 블랙홀에 빠지다2’
19일 개막, 오는 9월 9일까지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수국 그리는 여자’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백은영씨의 첫 개인전이 그것으로,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물감을 파레트에서 섞어 캔버스위에 한 점 한 점 정성을 다해 점을 찍어가며 수국 한송이 한송이를 완성해냈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남구장애인복지관(관장 조용호)과 갤러리생각상자(관장 주홍)가 공동주관하고, 광주 남구가 지원하는 남구장애인예술단 그린갤러리 소속 백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작가가 일상 속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을 ‘수국’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출품작은 회화 24점.
전시에서는 ‘수국, 블랙홀에 빠지다’를 비롯해 ‘무등의 수국밭에는 내가 없었다·있었다’, ‘알록달록 수국수국 1·2, 환상 속으로’, ‘달을 품은 수국’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QR코드를 통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및 음성 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전시로 기획돼 모두가 함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수국 블랙홀에 빠지다1’

‘수국 블랙홀에 빠지다3’

작품 앞에 잠시 멈춘 백은영 작가
이어 작가는 “수국은 제게 희망의 빛이자 미래의 꿈이다. 점 하나를 찍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그림을 그리고 싶다. 언젠가 ‘세상 어딘가에 로사라는 행복한 화가도 있었지’ 라고 기억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조용호 관장은 “남구장애인예술단을 통해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장애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의 주체로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지원하겠다”고, 주홍 관장은 “우리는 2년 동안 수국을 그리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불편한 몸으로 최선을 다해 수국을 그리는 작가는 아름다운 세계로의 안내자이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서 나오는 ‘꽃이 핀 쪽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작가의 내면에 핀 수국밭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아름다움’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마주하길 바란다”고 각각 덧붙였다
백은영 작가(활동명 로사)는 2022년부터 남구장애인예술단 활동을 시작해 광주시립미술관과 전일빌딩 245 (시민갤러리)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토·일요일은 휴관이며, 개막식은 19일 오후 1시 30분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